“물 들어올 때…” 민주, 상법 개정 속도

2025-06-18 13:00:05 게재

코스피지수, 이재명정부 성과 잣대로 평가

원내지도부 “상법 최우선” “지금 통과할 때”

송언석 “기업경영 자율성 해치면 심각한 문제”

더불어민주당이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18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민주당이 제출한 상법 개정안은 이미 논의가 상당히 이뤄진 것으로 더 이상 시간을 끌 필요는 없다”며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까지 받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이날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가 열리면 상법은 최우선으로 통과시키겠다”면서 “이런 시그널들이 우리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컸지 않느냐. 그래서 코스피가 계속 고공행진 중”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지금은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될 시기다. (상법을) 통과시킬 때 코스피 5000 시대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 지수가 3000선에 육박했으며 이는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읽히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이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이재명정부에 대한 평가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주가 5000포인트’ 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한 첫 걸음이 상법개정안으로 설정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시절 “취임 이후 2~3개월안에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개혁입법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며 “특히 상법개정안은 공정한 시장질서와 코스피 5000시대를 여는 출발점인 만큼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취임직후에도 “민생법안으로 상법 개정안을 제일 먼저 처리하려고 생각한다”며 “상법은 이게 워낙 중요하고, 저희가 코스피 5000을 가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남근 민생부대표는 “민생 입법 과제인 상법 개정안도 신속히 처리하도록 야당의 협조를 설득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내용이 반영된 민주당 상법개정안은 취임 첫 행보로 한국거래소를 방문하는 등 이 대통령의 최대 관심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 상법개정안은 ‘이사 충실 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 전체’로 확대하고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면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와 온라인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전자주주총회’가 의무화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또 지배주주 특수관계인 포함 3% 룰을 적용한 감사위원 분리선출 위원을 2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는 의무공개매수, 자사주소각 도입 및 각종 불공정 행위의 ‘원 스트라이크 아웃’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포함한 세법 개정과 함께 주식시장을 부동산투자의 대안으로 만들겠다는 포부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은 비상설특별위원회인 ‘코스피 5000 특위’를 구성하고 오기형 의원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국정기획위원회에 들어가 있는 오 의원은 “상법 개정 등 주식시장 신뢰회복을 위한 제도개선 정책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입법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상법개정안의 경우 자본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이라면 이견이 없지만 기업경영의 자율성을 해치고 외국 투기자본의 개입을 넓혀주는 방식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법은 시장이 신뢰할 수 있어야 힘을 발휘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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