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추경·법사위원장…국힘 ‘야성’ 회복 안간힘

2025-06-19 13:00:25 게재

3년 만 야당 복귀 … 대선 충격 벗어나 대여 공세 본격시동

“이재명정권 인사는 ‘비리 백화점’” “김민석은 ‘제2조국”

“정치 추경·포퓰리즘 추경 안 돼” … “법사위원장 내놔라”

제1야당 국민의힘이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인사청문회와 추경 편성, 원구성 등 공세 범위도 전방위로 확대 중이다.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야성’을 되찾겠다는 안간힘으로 읽힌다. 3년 만에 정권을 내준 국민의힘이 ‘진짜 야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재명정부 인사를 겨냥한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19일 ‘비리백화점 이재명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회의’를 열어 이 대통령의 인사와 공직후보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광수 전 민정수석에 이어 공직후보자들의 연쇄 낙마를 끌어내겠다는 태세다.

인사청문회 대책회의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지금 이재명정권 인사 상황은 가히 ‘비리 백화점’ 그 자체”라며 “대통령 본인부터 5개 재판을 받는 와중에 국정 2인자인 총리 후보자는 불법정치자금 의혹과 재산증식, 채무거래 의혹도 모자라 ‘아빠 찬스’로 얼룩져 있고, 국정원장 후보자는 20년 가까이 반복된 교통법규 위반과 더불어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도 부동산, 세금 자료를 내지 않는 뻔뻔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민정수석은 차명대출 의혹으로 임명 사흘 만에 낙마했고 국정기획위원장, 국가안보실장 역시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돼 있다”며 “이쯤 되면 이재명정권 자체가 ‘인사참사 정권’으로밖에 불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맹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는 중국 칭화대 석사 학위 취득 논란에 대해 민주당 최고위원직을 수행하면서도 충분히 칭화대를 졸업을 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며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는 2010년 당시 출입국기록을 국민 앞에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송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의 정치자금 논란을 겨냥해 “검찰 조작이라느니 표적 사정이라느니 주장하며 반성을 안 한다”며 “김 후보자의 문제는 3무다. 첫째 전과에 대해 반성이 없다. 둘째 사실관계에 대한 성실한 소명이 없다. 셋째 국민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더 가관인 건 김민석의 오만한 행보”라며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각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어제는 차관을 대동, 서울시 재난상황실 방문해 보고 받는 등 마치 임명이 확정된 것처럼 총리 행세를 공공연히 이어가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 이미 ‘제2의 조국’, ‘전과자 주권정부답다’, ‘내로남불 끝판왕’이란 분노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고 지적했다.

19일 국무회의 의결을 앞둔 추경안에 대한 견제 발언도 잇따라 내놓았다. 기재부 차관 출신인 송 원내대표는 18일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 재정을 확장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그것이 곧 물가 상승의 압력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금 세수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부족해 세입 경정을 한다는 이야기까지 하는 것 아닌가”라며 “거기에 추경을 해서, 추가로 들어가는 것까지 해서 국가 채무가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고 덧붙였다.

김 비대위원장은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만나서도 ‘정말 민생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면 야당도 협조하겠지만, 정치 추경, 포퓰리즘 위한 추경이라면 단호히 맞서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을 달라고 거듭 요구하고 있다. 18일에는 김석기 외통위원장과 성일종 국방위원장, 신성범 정보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가져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바로 세우는 데 협조한다면 저희 세 사람이 맡고 있는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민주당에 넘길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어떻게든 법사위원장을 가져와 거대여당을 견제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이 외형적으로는 대여 공세에 집중하고 있지만, ‘김용태-송언석’ ‘친윤-친한’이란 내부 갈등구도를 좀처럼 해소하지 못하면서 전력이 분산되는 모습이다. 야권 인사는 18일 “(국민의힘은) 내부 쇄신과 개혁을 먼저 제대로 해내야 대여 공세에 나서도 국민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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