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 권익위·법제처·감사원에 “통렬한 반성·성찰”

2025-06-20 13:00:06 게재

외교부엔 “차별화된 외교전략 2차 보고” 지시

방통위엔 “반성·사과 없다”, 검찰엔 “환골탈태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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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업무보고에서는 AI 세계 3대 강국 실현 등을 위한 100조원+α 규모의 첨단전략산업 지원방안과 기술주도 성장을 위한 벤처 및 과학기술 혁신에 있어서의 금융의 역할이 논의됐다. 국세청은 획기적인 납세서비스 제고를 위한 국세행정 AI 대전환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태호 국정기획위원회 경제 1분과장은 “AI 정부 구현 및 AI 산업 발전을 위해 국세청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 디지털 정보를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적절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관세청엔 “해외직구·마약·가상화폐 악용 등에 AI 신기술을 도입해 대응하는 방안”을 주문했다.

발언하는 이한주 위원장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제2분과의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교육부 업무보고에서는 ‘향후 교육 전 단계를 아우를 수 있는 AI 인재양성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소방청에 AI를 활용한 119 시스템 고도화를 제안하는가 하면 방위사업청엔 AI 기반 전장소프트웨어 등 첨단 무기체계를 신속하게 전력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요구했다. 국방부는 AI·첨단과학기술을 접목한 국방운영 혁신 방안을 국정과제에 넣기로 했다. 국민권익위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국민참여 플랫폼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했고 보건복지부는 “AI를 활용한 사회보장급여 신청주의 완화 등 보건복지 체계 전반을 혁신하기 위한 다양한 과제”를 숙제로 받았다.

그러면서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강조한 것은 ‘체감’이다. “대통령 공약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신속하게 전환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주문이다.

홍창남 사회2분과장은 “실용과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맞춰 5년 동안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정과제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고 이찬진 사회1분과장은 “이재명정부의 국정철학에 맞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국정과제를 신속하게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기획·전문위원들도 “AI 세계 3대 국가, AI 기본사회 등 공약의 실질적인 이행계획 수립이 필요하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수립을 위해 관계부처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권익위, 법제처, 감사원에 반성과 성찰을 주문하고 외교부, 통일부, 국가보훈부엔 방향 전환을 요구한 대목도 주목된다. 특히 외교부엔 ‘2차 업무보고’를 지시하기도 했다.

국정기획위 정치행정분과위원들은 법제처를 향해 “경찰국 신설, 검사의 수사 개시에 관한 규정 등 법령 심사, 해석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면서 “기관 차원의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해식 분과장은 “법제처는 지난 정부에서 발생한 여러 논란으로 국민적 신뢰와 명예가 훼손된 기관 중 하나인 만큼, 국정과제 이행 과정에서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감사원에 대해서도 분과위원들은 “정치감사 및 표적감사 등 그간의 감사원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근본적인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면서 “감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분과장은 “감사원은 지난 정권 호위대 역할을 하여 국민들께 실망감을 안겼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뼈를 깎는 각오로 성찰하여 국민들께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관으로 거듭 태어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권익위에 대해서도 기획·전문위원들은 “과거 사건처리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으나 기관 차원의 통렬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보훈부엔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에 맞춘 신속하게 이행계획 마련”을 주문했고 통일부엔 “새 정부 철학에 따라 통일부 본연의 역할을 찾으라”고 했다. 외교부도 분과위원들로부터 “차별화된 외교전략 방향 수립과 함께 공약 이행계획을 적극 발전시킬 것”을 주문받았다. 홍현익 외교안보분과장은 미중 전략경쟁 장기화, 중동지역 불안정 등 복합적인 지정학적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익 우선의 균형 잡힌 외교 추진의 필요성과 기획위원들의 다양한 질문과 개선방안 요청에 부합하는 2차 보고를 요구했다.

20일 검찰과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는 모두발언을 공개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 위원장은 검찰을 향해 “지난날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환골탈태할 때가 됐다”고 했다. 이해식 분과장은 “수사 기소권 분리 취지에 공감한다면 법제도가 바뀌기 이전이라도 형사부 기능을 대폭 강화해 민생 사건 처리에 정성을 들이는 성의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방통위 업무보고에 앞서 홍창남 분과장은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진상규명과 정상화, 언론의 독립성과 공공성 강화, 미디어산업진흥과 같은 산적한 과제를 앞에 두고 기대보다 우려의 마음으로 방통위 업무보고에 임하려고 한다”며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분이 장으로 있는 조직에서 오늘 새로운 정부에 맞는 언론미디어 정책의 구체적인 비전과 계획 가지고 오셨을지 답답한 마음”이라고 했다. 김현 방송통신분과장은 KBS수신료 통합 징수, 방송 3법 찬성 의견 등이 담긴 방통위의 업무보고내용을 확인하고는 “무엇이 잘못돼서 바로잡겠다는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자기 반성과 국민들에 대한 사과를 기초하지 않고 (업무보고가) 진행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전날 업무보고 중간평가를 통해 “공직사회가 얼마나 혼란스럽고 많이 무너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그런 장면”이라고 했고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제부터는 새로운 각오로 하셔야 한다. 지금부터는 모든 것을 새롭게 각오하고 하셔야 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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