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청정 자연과 시간이 빚은 ‘40년 정수’

농심 백산수 1조원어치 팔렸다

2025-06-23 13:00:05 게재

신공장 가동 10년 … 연 1000억원 브랜드로

중국 특수수요 등 해외개척, 연 1만명 공장견학

‘못 본 사람 천지’라서 천지라 했을까.

지난 17일 중국 연변(옌볜)조선족자치주 백두산(중국명 장백산) 정상엔 사람천지 구름천지 안개천지였다.

백번 가야 두번 오를 수 있다는 백두산 정상에 어렵사리 올랐지만 천지를 눈에 담을순 없었다.

천지로부터 40킬로미터 떨어진 ‘이도백하’(얼다오바이허진)란 곳에서 반갑게도 천지물을 만날 수 있었다.

백두산 북쪽 기슭 내두천에 자리한 백산수 수원지. 사진 농심 제공

백두산 북쪽기슭 해발고도 670미터 내두천에 자리잡은 농심 백산수 수원지였다. 천지에서 40년 가까이 흐르고 흘러 내두천 한켠을 뚫고 용솟음치는 자연 정화수라는 게 농심 측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2003년부터 아시아와 유럽, 하와이 등 세계를 돌아다니며 최고 수원지를 찾아 헤맸다”면서 “백두산 내 청정 원시림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깨끗한 자연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 내두천을 백산수 수원지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윤윤열 박사팀 CFC 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백산수는 40년간 지하암반층을 통해 45 km 이상 거리를 흐른 물로 판명됐다. 국내외 생수 중 최고(가장 나이가 많은) 자연정수기간이다.

첫인상이 맑고 정갈했던 수원지는 스테인레스 배수관이 여럿 박혀 있는 작은 수영장 같았다.

사시사철 7도를 유지하는 용천수가 하루 2만600톤씩 배수관을 통해 3킬로미터 떨어진 백산수 신공장까지 간섭없이 흘러간다. 백산수 신공장은 최첨단 무인 자동화 스마트 팩토리다.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얼다오바이허진에 위치한 백산수 공장 전경. 사진 농심 제공

취수 포장 물류 등 백산수 생산 전 공정에서 사람 손이 닿지 않게 운영한다. 오염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다. 천지부터 수원지, 공장까지 자연 그대로인 셈이다.

2012년 12월 첫선을 보인지 12년 만인 올 상반기 농심 백산수 누적 매출액은 1조1000억원을 돌파했다.

농심 관계자는 “2013년 240억원에 불과했던 백산수 매출은 2015년 준공한 신공장 생산력을 바탕으로 성장 가속도를 높여 2019년부터 연 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발돋움했다”고 설명했다. 출시부터 지난해까지 백산수 연평균 성장률은 16%에 달한다.

농심은 올해 백산수 매출 1조원 돌파와 신공장 가동 10주년을 맞아 ‘백산수 브랜드 재도약’을 추진한다.

국내선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품질을 강조하는 한편 중국에서는 적극적인 수요개척을 통한 매출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실제 올해부터 국내시장을 겨냥 백두산 천지부터 내두천 수원지까지 ‘자연정수기간 40년’을 강조한 여론전을 펴고 있다.

‘자연정수기간은 빗물이 지표면에 흡수돼 지하 암반층을 통과하는 시간으로 오래 걸릴수록 자연정화되고 천연 미네랄을 많이 함유해 생수 품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을 전파중이다.

해외사업의 경우 핵심 전략은 중국 특수수요 개척이다. 현재 백산수는 전체 매출의 약 25%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농심은 현지 백산수 매출을 늘리기 위해 2022년부터 중국 전용 5리터 제품을 운영하는 등 특수 판매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한편 농심은 백두산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최첨단 스마트팩토리 시스템과 백두산 단일 수원지 청정함을 소개하는 백산수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백산수 공장 견학은 백두산 관광 필수 코스로 떠오르며 최근 2년간 연평균 5000명이 방문했을 정도다. 농심은 올해부터 견학 인원을 2배 늘린 연간 1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옌볜(중국)=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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