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5월 미국수출 21.5% 줄어

2025-06-24 13:00:03 게재

국내 차 총생산도 3.7%↓

현지 재고소진 집중한 탓

현대차와 기아의 5월 미국수출이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수입차 25%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현지 재고소진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5월 대미 수출물량은 총 7만7892대로 전년 동월 9만9172대보다 21.5% 감소했다. 현대차는 31.4% 줄어든 4만2574대, 기아는 4.8% 감소한 3만5318대에 그쳤다. 이는 관세 발효를 앞두고 비축했던 ‘비관세 재고’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고율 관세 부담을 피하려는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4월초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재고일수는 각각 94일, 62일이었다. 수입차 25% 관세는 같은 달 3일 발효됐다.

이에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도 지난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국내 생산 규모는 29만1649대로 전년 동월 30만6994대보다 5.0% 줄었다.

현대차는 6.0% 줄어든 15만7314대, 기아는 3.8% 감소한 13만4335대다.

KAMA 관계자는 “5월 국내 생산이 줄어든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수출 감소, 특히 대미 수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초 올해 수출 규모를 270만대로 잡았는데 관세 영향으로 265만대로 하향 조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호실적으로 인한 기저효과, 조업일수 차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중견 3사인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는 나란히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GM은 관세 직격탄에도 북미 수출모델의 미국 내 수요가 뒷받침되며 0.4% 증가한 4만9594대를 생산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 감소는 부품업계 경영 악화와 고용 감소를 포함해 전후방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신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다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이재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