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의 전형별 합격기
실기_인하대 디자인테크놀로지학과
탄탄한 기본기의 비결? 시간보다 노력의 양이 중요!
조민해
중학교 내내 프로게이머를 꿈꾸며 게임에 몰두했던 민해씨. 중3 때 왼쪽 눈을 다쳐 1년 가까이 치료에 전념해야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력은 점차 좋아졌지만 예전 기량을 회복할 수는 없었다. 꿈이 사라진 후 남들보다 1년 늦게 고등학교에 진학해 마음 붙일 곳 없이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수학 수업은 따라가기 버거웠고, 대학 진학은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그가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건 고2 중순, 어릴 적 그림을 그리면서 느꼈던 즐거움을 떠올리며 11월에 처음으로 미술 학원에 등록했다. 실기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1년, 실기와 수능 준비를 병행하는 고된 일정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비록 수능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실기고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내 사전에 재수는 없다’는 다짐으로 마지막까지 자신을 믿고 도전한 민해씨는 인하대 디자인테크놀로지학과 합격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Q. 정시 실기전형이 주력 전형이었나?
솔직히 말하면 내신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수시 원서를 쓸 생각을 못했어요. 중학교 때까진 공부를 제법 했는데, 고교 진학을 앞두고 눈을 다쳐 1년 동안 치료에 매달려야 했거든요. 자연스럽게 공부와 멀어졌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마음을 잡지 못했어요. 고2 말이 되어서야 진지하게 미대 입시를 고민하게 됐죠. 실기를 준비할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보니 자연스레 정시를 생각하게 됐어요. 내신 시험보다 모의고사에 더 강점을 보이기도 했고요.
정시 실기전형은 대부분 수능 성적과 실기고사 성적을 합산해 선발하는데요. 상위권 대학은 수능을 50% 이상 반영하는 곳이 많아 수능의 영향력이 큰 편이에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도 학교마다 다르기 때문에 지원 전에 모집요강을 잘 살펴야 해요. 당락은 결국 실기에서 갈리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태도 또한 중요하고요.
Q. 실기 준비는 어떻게 했나?
어릴 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배워본 적은 없었어요. 미대 입시를 결심한 고2 11월에 처음으로 미술 학원에 등록했죠. 첫날엔 연필을 제대로 깎는 법부터 직선을 곧게 긋는 연습까지, 정말 기초부터 배웠어요. 원이나 육면체처럼 단순한 형태를 중심으로 명암과 질감을 표현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익혔고요. 기초반에서 기본기를 닦으며 손에 감각이 익어갈 무렵, 입시반으로 올라가 대학별 기출문제를 집중적으로 연습했어요. 주말에는 하루 12시간씩 학원에 살다시피 하며, 제한된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작품을 완성도 있게 마무리하는 연습을 거듭했죠.
수능 전에는 학원 선생님의 권유로 국민대에서 출제하는 ‘기초소양’ 유형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는데, 수능을 망쳐 결국 원서를 쓰지는 못했어요. 수능을 본 뒤에는 ‘기초디자인’으로 종목을 바꿔, 주제어에 어울리는 화면 구성과 색채 감각을 키우는 데 집중했죠.
Q. 인하대 입시 준비 전략은?
인하대 디자인테크놀로지학과는 정시에서 수능 70%에 실기 30%를 반영하는 실기/실적전형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수능 반영 비율이 높은 만큼 수능 공부도 끝까지 놓지 않고 준비하는 게 중요해요. 실기 시험은 ‘기초디자인’ 유형을 보는데, 올해는 수경, 팽이, 필름 등 세 가지 제시물을 이용해 긴장감을 표현하라는 문제가 출제됐어요. 긴장감이라는 주제어를 살리기 위해 팽이의 날카로운 부분이 말랑말랑한 수경의 끈을 찢는 장면을 떠올렸어요. 공간감을 살리기 위해 필름은 화면 뒤쪽으로 배치하고, 명도 대비를 통해 시선이 자연스럽게 집중되도록 구성했죠. 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Q. 후배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이 있다면?
내신이든 수능이든 공부를 끝까지 놓지 말고, 최선을 다하길 바라요. 미대 입시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건 실기 실력이지만, 원하는 대학에 원서를 쓰려면 결국 성적이 나와야 하니까요. 또 실기 준비를 하다 보면 자존감이 흔들리는 순간이 오는데,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해내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정말 중요해요. 주변에서 안 될 거라고 해도 끝까지 밀어붙이면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전하고 싶어요.
취재 김성미 리포터 grap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