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골든타임…신속한 추경 협조”

2025-06-26 13:00:17 게재

이재명 대통령 오늘 국회 시정연설

“긴축만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를 살리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30조 5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대한 국회 협조를 요청했다.

이재명 대통령, 추경 국회 시정연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A4지 10장 분량의 연설문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24번이나 사용하며 현 경제 상황의 절박성을 호소했다. 그리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추경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한 정부가 시급하게 추경을 편성한 이유는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황과 4분기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는 경제성장률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산층의 소비여력은 줄어들고 자영업자의 빚은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지경”이라면서 “취약계층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급등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12.3불법비상계엄을 언급하며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경제 치명타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면서 “정부의 가장 큰 책무는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이념과 구호가 아니라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실천이 바로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이라면서 “경제는 타이밍이라는 오랜 격언이 있다.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라며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추경안에 대해 “신속한 추경 편성과 속도감 있는 집행으로 우리 경제, 특히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번 추경안은 경제위기 가뭄 해소를 위한 마중물이자 경제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마련한 이번 추경안 내용을 △내수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소비진작 예산 11조 3000억원 △경기활성화를 위한 투자 촉진 예산 3조9000억원 △소상공인 취약계층 등을 지원하는 민생안정 예산 5조원 △재정 정상화의 시작을 알리는 10조3000억원 규모의 세입경정으로 나눠서 설명했다.

세입경정을 제외한 세출경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진작 예산에선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이 핵심이다. 전 국민에게 1인당 15~52만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원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소비쿠폰은 전 국민에게 보편 지급하되 취약계층과 인구소멸지역은 더 두터운 맞춤형 지원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은 지방을 더 지원한다는 새 정부의 철학에 따라 지방에 더 많은 국비를 배정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투자촉진 예산에는 철도·도로·항만 등에 대한 투자 및 부동산 PF 시장 유동성 공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민생안정 예산에는 취약차주 113만명의 장기연체채권 소각을 위한 지원방안을 담았다. 이 대통령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채무를 정리해 사실상 파산상태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분들에게 경제활동에 복귀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세입경정 관련해선 “23년과 24년, 도합 80조원 이상의 세수결손이 발생했고, 올해도 상당 수준의 세수결손이 우려된다”면서 “재정 안정성과 국회의 예산 심의·확정권을 존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김형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