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고 2차 시험 이후의 수학공부에 대하여
영재고 2차 시험이 곧 다가온다. 긴 준비 과정을 버티고 여기까지 온 응시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부디 대비한 만큼 긴장하지 않고 실력껏 2차 시험을 치르길 바란다.
다만 2차 시험이 끝이 아니다. 3차 면접/캠프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2차 시험이 끝나자마자. 고등학교 전반에 대한 공부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때다. 무엇보다 최악은 피해야 한다. 시험이 끝났다고 한두 달 쉬어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그것이다. 그동안 쌓아온 모든 노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 또 2차 시험이 끝나자마자 주 5일, 혹은 그 이상 면접/캠프 대비를 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2차 시험이 끝나면 ‘수험생’이 아니라 ‘예비 고등학생’이다. 그 말은 곧, 미뤄뒀던 고등학교 수학 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수, 미적분 I·II, 기하와 벡터, 확률과 통계 등 고등 전 과정을 심도있게 공부하며 고등학교 입학 이후의 커리큘럼에 대비해야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고등학교 입학 후 바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다시 뒤처지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목표했던 학교에 합격해도 문제고, 떨어져도 문제이다.
면접과 캠프 준비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에만 올인하는 건 분명한 시간 낭비이자 큰 리스크다. 합격하더라도 고등 진도가 늦으면 따라가기 힘들고, 불합격하면 다른 학생들에 공부 리듬이 무너진 채로 쫓아가야 한다. 2차까지 열심히 준비했다면, 놀면서 합격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때가 아니라, ‘고등학교 이후의 나’를 준비할 때이다. 2차 시험이 끝나자마자 이미 대치동의 학생들은 면접 준비와 미뤄뒀던 고등학교 심화, 선행을 동시에 하고 있다. 진짜 전략가들은 그렇게 움직인다.
중3 여름은 여유있게 면접 대비나 해도 되는 단순한 공백기가 아니다. 무엇보다 이 시기의 뇌는 빠르게 흡수하고 빠르게 잊는다. 면접대비니 캠프대비니 하면서 공부를 놓는 순간, 단지 내용을 까먹는 것에 문제가 그치지 않고 ‘공부하는 태도’ 자체가 흔들린다. 다시 잡는 데는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든다. 그리고 그로 인해 더 큰 문제는 자신감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다져온 자기 효능감과 자존감이 흐트러지는 순간, 고등학교 3년이 흔들릴 수 있다.
현실을 보자. 의대를 목표로 하는 일반고·자사고 학생들, 전국의 최상위권 중3들은 이미 고등 진도는 물론, 수능 킬러 문제까지 공부하고 있다. 누군가는 면접 대비라는 미명하에 주5일씩 캠프대비, 면접대비 학원에 가서 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당신이 목표로 한 위치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 많은 선배들이 중3 여름방학을 의미도 없는 캠프대비, 면접대비로 대충 넘긴 걸 나중에 뼈저리게 후회했음을 알아야 한다. 그 시간을 허투루 보낸 대가는 결코 작지 않다.
2차 시험이 끝난 지금부터가 진짜다. 영재고 시험은 끝났지만, 진짜 입시, 대학입시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합격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영재고든 어디든 고등학교에 가면 모두 같은 출발선에 선다. 중요한 건 누가 먼저 움직였고 대비를 해왔는가 하는 것이다. 2차 시험이 끝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고등 수학을 제대로 준비하는 것. 그게 어느 고등학교를 가든 진짜 승자가 되는 길이다.
평촌 완재수학학원 김완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