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흙길, 자연을 걷다

2025-06-27 10:01:45 게재

‘황톳길’ 열풍… 도심 속 맨발 힐링 명소로 각광

최근 도시 속 자연 체험과 건강 증진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황톳길’이 시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황톳길은 맨발로 걸으며 황토의 감촉을 직접 느끼는 산책로로, 지압 효과와 정서적 안정 등 다양한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웰빙 트렌드에 부합하는 힐링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양시와 의왕시의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휴식처를 제공하는 황톳길을 찾았다.

병목안시민공원황토체험장
병목안시민공원황토체험장
병목안시민공원맨발산책길 세족시설
병목안시민공원맨발산책길 세족시설
동편마을맨발치유정원
동편마을맨발치유정원

안양시, 병목안시민공원과 학운공원 등 … 도심 속 맨발 건강길 확산

안양시 만안구에 위치한 ‘병목안시민공원’은 최근 황톳길을 조성한 대표적인 공원이다. 기존 포장 산책로 약 170m 구간을 황토 흙길로 개조하고, 12㎡ 규모의 황토 체험장도 함께 마련했다. 여기에 세족장, 신발장, 안내판 등 맨발 걷기를 위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시민들의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곳은 인공폭포, 사계절 정원, 모험 놀이터, 잔디광장 등 다양한 시설이 조화를 이루며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산책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특히 병목안공원은 수리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 맨발로 흙길을 걸으며 숲의 피톤치드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도심 속 힐링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안양시는 이와 함께 ‘학운공원’에도 ‘백세행복길’를 조성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황톳길과 세족시설 뿐 아니라 인지 체험존, 정보존, 홍보존, 감성존 및 포토존 등 4가지 테마로 치매예방길이 조성되어 있다. 길을 따라 걸으면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인지 자극 교구 및 치매 자가 체크 리스트 등이 담긴 안내판 6종도 설치되어 있다. 또치매 예방체조를 따라 할 수 있도록 거울과 치매 포토존도 설치해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동안구 관양동 1721번지에 ‘동편마을 맨발치유정원’을 조성했다. 약 160미터(m) 길이의 건식 맨발 걷기 길과 세족장, 신발 보관함, 의자 등 편의시설 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주변에는 다양한 정원식물을 식재되어 있어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외에 자유공원의 지압마당도 눈길을 끈다. 자유공원의 ‘지압마당’은 약 100㎡ 규모로,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지압돌을 배열해 발바닥 자극을 통해 혈액순환을 돕도록 구성됐다. 자유공원은 평촌 학원가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공원 내에는 체육시설, 산책로, 광장 등이 잘 정비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들를 수 있는 맨발 건강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갈미문학공원세족시설
갈미문학공원세족시설
갈미문학공원황토체험
갈미문학공원황토체험

의왕시, 갈미 문학공원과 백운밸리를 중심으로 황톳길 확산

의왕시 역시 시민들의 건강 증진과 자연 체험을 위해 황톳길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내손동 갈미문학공원’과 ‘포일숲속공원’ 등 도심 내 공원에는 자갈, 마사토, 황토 등 다양한 재질로 구성된 맨발 산책길이 조성됐다. 길을 따라 지압 블록, 족욕장, 세족장 등 체험형 시설이 함께 마련되어 이용객들이 보다 건강하게 황톳길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백운밸리’ 일대에는 기존 녹지 공간을 활용해 왕복 200m 이상의 황톳길이 만들어졌다. 숲과 접한 순환형 오솔길 형태로 구성된 이 황톳길은, 맨발로 걸을 때 지압 효과는 물론 숲의 정취까지 함께 누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구간은 경사진 형태로 만들어져 지형의 다양성을 살렸으며, 전체적으로 숲속 명상길의 느낌을 준다.

뿐만 아니라 의왕시는 최근 ‘왕송호수공원’ 등지에도 황톳길 및 마사토길을 잇따라 조성했다. 총 길이 약 400m에 달하는 이 산책로들은 족욕 공간과 쉼터가 함께 구성돼 있어 가족 단위는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의왕시는 의왕 전역에 걸쳐 총 14개소의 맨발 걷기 길을 조성할 예정이다.

건강과 힐링, 지역 활성화까지… 황톳길의 복합적 가치

황톳길은 단순한 흙길이 아닌, 도시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한 유용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맨발 걷기를 통해 지압 효과, 혈액순환 촉진, 면역력 향상 등 건강적인 이점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흙의 감촉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황톳길은 자연과 어우러진 경관 속에 조성되어 시민들에게 정서적 위안을 제공하는 힐링 공간으로 기능함과 동시에, 외부 관광객의 방문을 유도하는 지역 경제 활성화 요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세족장, 족욕대, 안내판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다.

다만 황토 특성상 지속적인 유지관리와 보수가 필요하다. 비가 오면 진흙이 되거나 황토가 마모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점검과 추가 보완이 뒷받침되어야 황톳길이 오랜 기간 쾌적하게 유지될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신발을 벗고 흙길을 걷는 일. 그 단순한 행위가 시민들에게 큰 위안과 회복을 안겨주고 있다. 황톳길은 자연과 인간, 도시가 공존하는 새로운 공공공간의 모델로 자리매김하며 오늘도 조용히 그 길 위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