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체형 분석하고 맞춤형 운동

2025-06-30 13:00:09 게재

서초구 반포1동 ‘스마트시니어교육센터’

건강돌봄부터 정보화·인공지능 교육까지

“고개를 너무 뒤로 젖히지 마세요. 역효과만 납니다.” “경추에 이상이 올 수 있어요. 조심하셔야 합니다.” “잘 아시네요. 오신 김에 운동도 함께하시죠?”

서울 서초구 반포1동주민센터 4층 ‘서초스마트시니어교육센터’. 전성수 구청장이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주민들도 강사도 기다렸다는 듯 반긴다. 전 구청장도 흔쾌히 응해 목과 어깨 근육을 이완시킬 수 있는 운동에 동참했다.

서초스마트시니어교육센터를 찾은 전성수 구청장이 ‘인공지능 운동돌봄’ 특강에 참여한 주민들과 함께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 서초구 제공

같은 시간 바로 옆 방에서는 휴대용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디지털 아트’를 비롯해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배우는 정보화 교육이 한창이다. 규모가 큰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챗지피티(GPT) 활용 특강은 빈 좌석이 없다. 전성수 구청장은 각 강의실 문을 두드리고 수강생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역시 인공지능 특구답다”며 “서초 시니어들은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30일 서초구에 따르면 스마트시니어교육센터는 55세 이상 주민들을 위한 전용 공간이다. 당초 전 세대에 열려 있는 정보통신기술교육센터였는데 급속도로 늘어나는 노년층 주민들 수요에 맞춰 새롭게 꾸몄다. 전성수 구청장은 “무인정보단말기를 사용하지 못해 울던 주민도 있었다”며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복합 교육공간으로 단장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컴퓨터 무인정보단말기 활용 교육뿐 아니라 가상현실 확장현실 인공지능 활용 등 주민들이 새로운 기술을 경험하고 다양한 사회참여 문화활동을 이어가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연간 270여개 강좌를 진행하는데 4300여명이 수강을 한다.

전성수 구청장과 주민들이 운동을 했던 교실에서는 ‘인공지능 운동돌봄’ 특강이 한창이었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기업이 개발한 인공지능 체형측정기를 활용, 근육 관절 등 신체 상태를 분석하고 개인 맞춤 운동을 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주민들은 자신의 체형 정보와 맞춤 운동을 확인할 수 있는 앱을 활용해 센터를 찾지 않아도 일상에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 정식 과정은 2개월인데 전·후 상태를 비교해 얼마나 호전됐는지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특강에 참여한 이명숙(72·반포동)씨는 거북목 상태가 호전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헬스클럽도 다니지만 운동기구 사용법을 모르면 무용지물”이라며 “자세 측정을 하고 맞춤형 운동을 알려준다는 점에 끌렸다”고 말했다. 엑셀 한글 등 ‘오피스 강좌’도 경험한 그는 “가계부나 초대장 등 시니어가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잘 알려준다”며 “여러 사람에게 기회를 주다보니 한번 강좌를 들으면 다음달은 건너뛰어야 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휴대용 컴퓨터로 수채화 등을 그리는 ‘디지털 아트’도 인기다. 정원이 8명인데 이달에는 18명이나 신청했을 정도다. 최근 퇴직한 이후 각 지역 시설을 이용 중인 조 모(58·서초동)씨는 “서울시내 전체 가운데 시설이나 강좌 측면에서 이 정도 수준인 곳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초구는 인공지능 운동돌봄을 중앙·양재·방배 노인복지관 등 8개 복지시설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동시에 주민들 호응이 큰 강좌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 관련 고민이 있는 주민들을 위한 전용 상담소도 운영한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보화 역량을 키우고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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