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룟값 상승에 배달수수료 ‘이중고’ 프랜차이즈 가맹점 구하기 '안간힘'
온라인 수익 배분에 공급가 인하 … 자사앱 혜택 강화로 고객이탈 최소화 ‘각자도생’
프랜차이즈 가맹사업계가 불황 타개를 위해 ‘스스로 구하기’에 나섰다.
치솟는 재룟값에 배달수수료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는 가맹점주에게 프랜차이즈 본사는 상생대책을 내놓고 있다.
또 자사앱(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강화로 고객이탈을 최소화하려 안간힘도 쓰고 있다. 본사와 가맹점이 스스로 돕고 있는 셈이다.
상생과 각자도생이 공존할 정도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지속가능성이 역대급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
1일 프랜차이즈가맹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맹점들이 원자재 가격상승과 배달앱 수수료로 겹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본사들이 가맹점과 상생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새정부가 경제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당장 녹록치 않은 경영현실을 타파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가 모노리서치와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영업자 2024년 실적과 2025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경영비용은 원자재·재료비(22.2%)로 나타났다.
응답자 62.2%가 2025년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다.
자영업계 어려운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는 ‘스스로 구하기’ 혹은 ‘일단 버티기’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양새다.
프랜차이즈가맹사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수익악화로 몸살을 앓는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납품 단가 조정, 온라인몰 수익 공유 등 가맹점과의 상생전략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컨대 바른치킨은 최근 급격히 상승하는 물가와 인건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을 위해 연말까지 전용유 파우더 등 필수 품목 30개 공급가를 평균 8.1%, 최대 11.1%까지 인하키로 했다.
바른치킨 측은 “공급가 인하는 바른치킨의 ‘바르게, 더 맛있게’라는 브랜드 가치를 실천하는 상생 경영의 일환”이라며 “공급가 인하를 통해 본사 이익을 가맹점에 돌려줘 원가 부담을 덜어줘 매장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설명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역시 지난 5월 15일 배송분부터 올해 연말까지 전용유 출고가를 9.7% 인하할 방침이다.
가맹점 소통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마련한 상생안인데 가맹점주 운영비를 실질적으로 절감해 주기 위해서다.
앞서 한촌설렁탕은 외식업계에선 처음으로 온라인 직영 쇼핑몰 ‘한촌몰’ 수익을 가맹점과 5:5로 배분키로 했다. 혁신적인 상생모델로 평가받는 이 제도는 지난 4월부터 도입했다.
한촌설렁탕 측은 “고객이 매장 내 홍보물 큐알(QR)코드를 스캔해 해당 지점 이름으로 가입하면 이후 고객이 한촌몰에서 구매한 제품 수익이 본사와 가맹점에 동등하게 배분되는 시스템”이라며 “단순한 일회성 지원책이 아닌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 구조를 구축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한돈구이 브랜드 고반식당은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처음으로 ‘돈육가격 투명 정률 공급제’를 도입했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돼지고기(삼겹살, 목살 등) 원육가격을 공신력 있는 국내 축산유통정보에 기반해 정해진 기준과 정률로 산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다. 역시 장기적으로 상생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외식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수수료 부담과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본사 상생정책은 가맹점 경쟁력 강화는 물론 브랜드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상생정책에 동참하려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랜차이즈업계는 자사앱 강화로 고객이탈 최소화에도 나서고 있다. 스스로 돕기에 나선 셈이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는 자사 채널로 소비자들을 유입시키기 위해 배달 플랫폼과 차별화한 자사앱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최근 1만원 이하 배달 수수료 제외 등 배달 플랫폼들 역시 소비자 잡기에 열을 올리는 만큼 프랜차이즈 업계 자사 앱만의 다양한 판촉활동과 혜택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KFC는 자사앱에서 ‘켑켑스낵 2900원’ 프로모션을 17일까지 벌인다. KFC 인기 메뉴로 구성한 켑켑스낵을 정가보다 47.7% 할인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행사다.
도미노피자 국내외 매거진(잡지)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모아진 매거진’ 1개월 구독 체험 프로모션을 13일까지 진행한다.
자사 채널(홈페이지 모바일 웹 자사앱) 회원 혜택 다양화를 위해 기획했다.
도미노피자 1종을 구매하고 개인정보 수집 이용을 동의한 온라인 회원이면 누구나 자동으로 응모할 수 있다. 역시 고객이탈 방지를 위한 고육책이라는 지적이다.
배스킨라빈스는 ‘배라앱’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자사앱을 통한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배라앱은 기본 배달·픽업 주문 기능 외에도 매장에서 대기 없이 앱을 통해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모바일 오더’ 기능까지 도입했다. 여기에 이용 실적에 따라 핑크콘·실버콘·골드콘 등 3단계로 등급을 책정해 쿠폰을 지급한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