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혁신과 견제 …‘두 마리 토끼’ 잡을까

2025-07-03 13:00:14 게재

혁신위, 대선 백서 발간 … 친윤 넘을지 관건

‘야당다운 야당’ 선언 … 실력과 투쟁력 절실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일 ‘변화와 혁신’ ‘비판과 견제’ 두 가지를 비대위의 활동 방향으로 내세웠다. 탄핵 정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을 대대적으로 혁신해서 거대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야당다운 야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당내에서는 ‘송언석 구상’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안철수 혁신위원장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2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혁신의 지휘봉을 안철수 의원에게 맡겼다. 안 혁신위원장은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며 대선 백서 TF(태스크포스) 구성 의지를 밝혔다. 대선 백서에는 12.3 계엄→탄핵→대선후보 교체 시도→대선 패배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윤(윤석열)이 주요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대선 백서가 제대로 써진다면 친윤의 반발로 무산됐던 김용태발 개혁안(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 과정 당무감사)을 되살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안 혁신위원장의 의지만으로 혁신위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비대위와 당내 다수인 친윤이 혁신위 활동 결과를 수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친윤은 김용태발 개혁안을 이미 무산시켰다. 당내에서는 “지원세력이 사실상 전무한 안 혁신위원장이 ‘친윤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안 혁신위원장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송 비대위원장은 ‘야당다운 야당’을 내걸었다. 송 비대위원장은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하여 다수의 장관 후보자들이 도덕성과 능력에서 심각한 결격사유가 드러나고 있다”며 “국가 경제에 해악을 끼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하는 악법은 총력을 다해 저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여권의 인사·입법 ‘폭주’를 막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송 비대위원장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107명에 불과한 소수야당이란 한계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중과부적 상황을 극복하려면 여당을 압도하는 실력과 투쟁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마저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관전평이 많다. 송 비대위원장이 단기간 내에 국민의힘의 실력과 투쟁력을 키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비주류 의원은 2일 “당 혁신과 대여 견제는 꼭 해내야하는 과제인 건 맞지만, 송언석 비대위에서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며 “어차피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지도부에게 숙제가 넘어가지 않겠냐”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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