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도기업 78% R&D 투자 확대

2025-07-04 13:00:02 게재

WIPO, 7+1산업 120개사 조사

엔비디아 늘리고 인텔은 축소

제약기업, 매출 19%가 R&D

글로벌 시장에서 7개 주요산업+1에 속한 120개 선도기업(산업별 15개사)의 78.3%는 기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ICT 하드웨어) 어도비(소프트웨어) 엘리 릴리(제약) 테슬라(자동차) 중국에너지엔지니어링(건설) 트립닷컴(여행·레저) 민드레이(헬스케어) 보잉(기타) 등이 대표적이다.

4일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글로벌 혁신지수 2024’ 보고서에 따르면 7개 산업 +1(기타)의 글로벌 120개 선도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R&D 투자 증가율(2023년 기준)을 조사한 결과 94개사가 전년보다 증가했다. 1개사는 변화가 없었고, 25개사(20.8%)는 전년보다 줄었다.

전 세계 기업의 R&D 지출은 전년대비 8.3% 증가해 1조2000억달러(약 1636조원)에 달했다.

ICT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엔비디아가 선두를 차지했으며, R&D 투자를 18.2% 늘렸다. 이 회사는 최근 10년동안 반도체산업의 혁명을 일으켰으며, 인공지능(AI) 붐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 개발에 집중해왔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이자 칩 제조업체인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도 관련예산이 17.3% 증가했다. 이 분야 3위는 삼성전자로 2023년 R&D에 전년보다 14.4% 증가한 약 210억달러를 투자했다. 애플과 TSMC는 각각 14.0%, 11.8%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때 반도체산업의 거물이었던 인텔은 경영난으로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며, 대량 해고를 단행했다. R&D 예산은 8.5% 줄었다. 박스칩의 절대강자로 꼽히던 대만의 팹리스 설계회사 미디어텍도 4.6% 축소했다.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그래픽 소프트웨어 대중화를 이끈 미국 어도비가 R&D 투자를 16.3% 늘렸고, 우버 테크놀로지와 IBM도 각각 13.1%, 12.5% 증가했다. 알파넷(10.7%) 메타(9.8%) 오라클(9.7%)의 증가율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을 대표하는 빅테크기업 알리바마는 7.6% 감소했다.

제약 부문에서는 엘리 릴리가 29.5%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91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엘리 릴리는 비만치료제를 제공하는 선도적인 제약회사다. 노바티스와 머크도 각각 24.0%, 21.7% 투자를 늘렸다. 제약부문 조사대상 15개사는 전체 매출의 약 19%를 R&D에 투자하는 등 7개 산업 중 투자비율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바이엘과 코로나19 백신개발로 부상했던 화이자는 각각 18.3%, 7.4% 줄었다.

자동차 부분에선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R&D 투자증가율이 33.1%로 가장 높았다. 1915년 설립된 독일의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31개국에 162개 현지공장을 구축했으며, 2023년 매출 466억유로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29.1% 늘렸고, 닛산도 17.5% 증가했다.

건설·산업용철강 부문에서는 중국 에너지엔지니어링, 신장 천산시멘트, 중국통신건설회사 등 중국업체가 R&D 투자증가율 1~3위를 차지했다. 증가율이 각각 28.1%, 22.6%, 19.4%였다.

여행레저 및 개인용품 부문에서는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Trip.com)의 R&D 투자증가율이 45.3%에 달했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트립닷컴의 시가총액은 약 70조원으로, 전 세계에 4만5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재택근무를 적극 권장하는 글로벌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을 도입해 주목받기도 했다.

닌텐도는 25.9%, 에어비엔비는 14.7% 늘었다. 에어비엔비는 세계 200개 국가에 걸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5000개 이상의 도시를 연결하는 항공 숙박 렌터카 기차표 등 여행에 필요한 다양한 예약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민드레이 21.4%, 에드워즈 라이프사이언스 13.4%, B. 브라운 17.7%의 증가율을 보였다. 중국의 수술로봇회사 마이크로포트 사이언티픽은 9.6% 줄었다.

기타 부문에서는 미국의 안전거리 및 전자지갑 플랫폼기업인 페이팔이 R&D 투자를 34.5% 늘렸으며, 중국의 제1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 19.8%, 미국의 항공기 제작 및 방위산업체인 보잉 18.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독일의 글로벌 화학회사 바스프와 스위스의 다국적 식품·음료 가공업체 네슬레는 각각 8.6%, 2.4% 줄였다. 바스프측은 이와 관련해 2023년 당사의 연구개발 비용은 21억3000만유로로 전년대비 7.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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