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에 갇힌 한반도, 극한 기상 경고

2025-07-09 13:00:13 게재

계절시계 한달 앞당겨져 … ‘백화점식 자연재난’ 우려

한반도 열돔의 끝은 어디인가. 7월 초 낮 최고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돌파하는 등 극한 기상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응급실감시체계에 신고된 온열질환자 수는 961명(5월 20일~7월 7일)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열돔은 상층 고기압이 뚜껑처럼 덮혀 열기가 갇히는 현상이다.

서울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치솟으며 더운 날씨를 보인 8일 저녁 기습적인 폭우가 지나간 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바라본 하늘이 노을로 붉게 물들어있다. 연합뉴스

9일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상층 정체고기압(티베트고기압)이 이례적으로 이르게 확대된 상태로 계절시계가 한 달 가까이 빨라졌다”며 “2018년 폭염과 유형이 비슷한 상태로 백화점식 자연재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7~8월 역대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2018년 폭염일수는 31.0일이다.

이 교수는 “장마가 실종 상태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이르게 소강상태에 들어갔고 역대 2~3위를 다툴 정도로 해수온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서 중위도 전체적으로 대기가 굉장히 부풀어진 상태”라며 “기압 자체 강도가 커지면서 앞으로 더 극한 폭염이 올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가 고수온이면 태풍의 연료인 수증기도 많을 수밖에 없다”며 “이는 태풍의 강도를 키울 수도 있고 국지성 호우 등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기상 현상들이 올 수 있어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9일 기상청은 “한반도 서쪽 지역과 내륙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5℃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며 “반면 동풍의 영향으로 동쪽 지역은 기온이 낮아져 폭염특보가 완화되거나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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