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데이터센터 위험 증가
‘상호 의존성 이니셔티브’ 분석
연간 손실 규모 110억달러 전망
전세계 데이터센터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10곳 중 6곳 이상이 고위험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9일 ‘상호 의존성 이니셔티브’(Cross Dependency Initiative, 이하 XDI)는 ‘2025 글로벌 데이터센터 물리적 기후 위험 및 적응 보고서(2025 Global Data Centre Physical Climate Risk and Adaptation Report)’를 발표했다. XDI는 기후변화가 사업 및 자산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해 정부 은행 보험사 비정부기구(NGO) 등에 자료를 제공하는 단체다.
전세계 데이터센터 8868개를 분석한 결과, 6.25%가 고위험 상태이며 2050년에는 이 비율이 7.13%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위험군은 기후 재난에 따른 최대 손실 예상액(Maximum-to-Date Value at Risk, MVaR)이 기반시설 자산 가격의 1% 이상인 집단이다. XDI는 이 집단에 대해 “극단적인 기상 및 기후 위험으로 인해 기반시설 손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험료가 매우 비싸거나 보험 가입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위험군은 15.79%였다. 중위험군은 MVaR이 기반시설 자산 가격의 0.2% 이상 1% 미만으로 보험료가 상승 중인 집단이다. 그 외 MVaR이 자산 가격의 0.2% 미만인 데이터센터는 저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향후 25년 후 가장 위태로운 데이터센터 허브는 25개 데이터센터 중 64%가 고위험군에 속할 것으로 전망된 중국 장쑤성이었다. 이어 △인도 우타르프라데시(고위험군 61.9%) △독일 함부르크(58.3%) △중국 상하이(49.0%) △러시아 모스크바(30%) 등의 순으로 위험도가 높았다. 33개 데이터센터가 평가 대상이었던 서울은 고위험군 비율 6.06%로 전체 46위에 올랐다.
기후위기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도 심각하다. 보고서에서는 적응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극한 기후 보험료가 현재의 3~4배로 급증한다고 예측했다. 전세계 데이터센터 자산 가치를 2030년 4조달러로 추산할 때 연간 80억~11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칼 말론 XDI 설립자는 “글로벌 경제의 소리 없는 엔진인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구조가 점점 더 기후재난에 취약해지고 있다”며 “많은 것들이 데이터센터에 의존하고 이 분야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운영자 투자자 정부는 더 이상 이를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서는 구조적 적응 조치를 시행할 경우 고위험 데이터센터를 632개에서 175개로 72% 줄일 수 있으며 전체 위험도를 74%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를 위협하는 주요 기후 위험 요소로는 △하천 홍수 △표면수 홍수 △연안 침수 △극한 강풍 △산불 △열대성 저기압 등이 꼽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