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 올라타자 지역경제 살아
“인구감소지역 청년 돌아오고 농가 소득도 증대”
“쿠팡 풀필먼트센터 전국 확대, 지역 경제 활성화”
저출산 고령화 청년인구 유출에 시달리는 지방 중소업체들이 쿠팡과 손잡고 성공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위축된 지역경제에 활기를 공급하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쿠팡을 통해 사업 규모가 커지자 청년 고용이 늘고 농가 소득이 오르고 있다. 쿠팡과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다.
쿠팡은 전북 경북 경남 등 ‘인구감소지역’에서 쿠팡과 손잡은 주요 중소 제조업체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경북 영덕 강구면에서 ‘홍영의 붉은 대게 백간장’을 만드는 식품제조업체 ‘더 동쪽 바다가는 길’ 매출은 2022년 입점 첫해 1억8000만원에서 지난해 12억5800만원으로 뛰었다. 올해는 약 20억원을 전망한다.
이재형(32) 대표는 “30년간 대게집을 운영한 어머니 요리법을 바탕으로 2015년 제조업체를 차렸지만 브랜드 없는 중소기업 한계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대형 오프라인 유통채널 등으로부터 100번 이상 납품을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쿠팡과 경상북도경제진흥원과의 지역 중소업체 발굴 노력으로 입점에 성공했다.
쿠팡에서 빠른 성장세로 400평 규모 추가 공장을 증축 중이며, 직원 수(전체 20여명)도 최근 2년간 20% 늘었다. 영덕군 평균 연령은 57세지만 ‘더 동쪽 바다가는 길’ 직원 평균연령은 36살이다.
지방의 비전있는 기업으로 알려지면서 영덕과 구미 포항 등 타지에서도 젊은 인재들이 입사했다는 설명이다.
지리산과 인접한 전북 임실 오수면에 위치한 냉동채소업체 ‘그린피아’는 쿠팡 ‘곰곰 PB’(자체브랜드) 다진마늘과 대파 등 20여가지 상품을 생산하며 지난해 60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30% 증가한 80억원을 예상한다. 2018년 거래 첫해(20억원) 대비 4배 성장이 예상된다. 쿠팡 판매가 늘자 국내 최대 규모 냉동채소 공장(5000여평)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김학영 대표(60)는 “쿠팡 입점 전에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파산위기에 몰려 수십억 부채를 진 적이 있었다”며 “쿠팡 입점 후 빚을 다 갚았으며, 미국·싱가포르 수출 기회도 얻어 최근 10만달러 수출도 달성했다”고 말했다.
20~30대가 주축인 직원 수는 40여명으로 쿠팡 입점 전 대비 50% 가량 늘어났다고 했다.
이들 중소업체들은 “쿠팡이 지역 곳곳에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하고 있고, 인구감소지역 특성상 인력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쿠팡이 로켓배송과 고객 응대·마케팅을 책임지고 품질 좋은 상품 생산에만 집중하면 되기에 지역도 살아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 제조업체 전국 판로 확대는 지역 농가에도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남 함양 차 제조업체인 ‘허브앤티’ 쿠팡 매출은 2022년 8억원에서 지난해 30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올해는 40억원을 바라본다. 함양에서 재배된 ‘늙은 호박’을 원료로 ‘호박팥차’(다하다)를 만들고 있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지역 농가에서 사들이는 늙은 호박 규모도 커지고 있다.
허브앤티 함양군 늙은 호박 수매 규모는 2023년 44톤에서 지난해 76톤, 올해엔 100톤에 이를 전망이다.
손을 잡은 농가 수도 200여곳으로 늘면서 함양군 농가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함양군 평균 연령은 60세에 육박하지만 허브앤티 직원들 평균 연령은 약 40세 정도로 낮다.
전남 영암에서 블루베리·무화과·딸기를 공급하는 농업회사법인 ‘제이드가든’은 지난해 쿠팡 입점 첫해 매출 50억원 가량을 냈다. 올해엔 60억원을 목표한다. 사업 첫해 영암과 나주, 순천 등지의 지역 농가 100여곳과 거래를 텄다.
쿠팡은 2026년까지 3조원을 물류 인프라 확대에 투자해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 곳곳에 쿠팡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인구감소지역 중소기업들의 로켓배송과 마케팅 지원 등을 늘리고 업체들은 제품 생산에만 집중하도록 동반성장 정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