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오늘도 출석 불응하나

2025-07-14 13:00:04 게재

구속 후 건강 악화 주장 … 오전 변호인단 접견 후 결정

내란특검 “불출석하면 타당성 검토해 인치지휘 여부 검토”

14일 오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를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구속 후 첫 출석 요구에 불응한 데 이어 이날도 소환을 거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출석에 불응할 경우 강제구인을 예고한 상태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특검의 소환조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10일 구속된 이후 줄곧 건강 악화를 호소해왔기 때문이다. 지병인 당뇨에 더해 열악한 구치소 환경 탓에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졌다는 것. 당뇨와 무더위로 인해 식사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게 윤 전 대통령측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14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을 접견하고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출석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인데 지금까지의 입장을 고려하면 불출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구속 후 특검의 첫 출석요구였던 11일 소환조사에도 건강 문제를 사유로 응하지 않았다.

이에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로부터 건강 상태를 확인받고 14일 출석할 것을 재통보했다. 교정 당국으로부터 ‘입소시 건강검진 및 현재까지의 수용 관리 과정에서 건강상 문제점이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된 바는 없다’는 회신을 받은 만큼 출정 조사에 응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상의 문제는 없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이 또다시 출석에 불응할 경우 특검은 강제구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11일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재차 조사에 불응할 경우 형사소송법상 강제조치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그 때 가서 판단하겠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큰 무리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윤 전 대통령은 법률가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구속영장의 성격을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한다면 구속영장의 효력에 따라 조사실로 강제구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특검보는 앞선 브리핑에서도 “불출석이 합당하다고 판단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형사소송법의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며 “구속에는 구금과 구인이 포함되고, 그런 관점에서 다음 단계를 검토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출석을 거부하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물리력을 행사해 강제로 조사실로 데려 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구속한 뒤 세 차례에 걸쳐 강제구인과 현장 조사를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강제구인이 불발되면 구치소 방문조사를 시도할 수 있지만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재판과 법원 재판에는 계속 출석한 점 등을 고려해 방문조사는 일단 배제한 상태다. 특검팀이 방문조사에 나선다 해도 윤 전 대통령이 응할지는 불확실하다.

앞서 2018년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의 방문조사를 세 차례나 거부해 결국 대면조사 없이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내란 특검팀은 14일 오전 언론공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측에서 아직 출석여부에 관한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불출석 사유서 제출시 그 사유 타당성을 검토해 인치지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는 13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윤 전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교정관계법령에 따라 일반 수용자들과 동일한 처우를 받고 있다”며 “다만 다른 수용자들과 불필요한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일부 처우에 대해 다르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수감생활과 관련해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되자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윤 전 대통령측 김계리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감자들에게는 운동시간이 주어지지만 윤 대통령께는 운동시간이 없다”며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수용자의 실외운동은 일과 중 1시간 이내로 실시하고 있다”며 “윤 전 대통령의 실외운동 시간과 횟수 등은 일반 수용자와 동일하며 다만 다른 수용자와의 접촉 차단을 위해 단독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입소 직후 구치소 의무관이 건강상태 확인을 위한 진료를 했다”며 “구치소 수용전 복용 중이던 의약품을 소지하지 않고 입소해 질병 치료에 필요한 관급 약품을 우선 지급한 후 신청에 의한 외부 차입 약품을 허가해 지급했다”고 밝혔다.

수용거실 뿐 아니라 변호인접견실마저 35도가 넘을 정도도 무덥다는 주장에 대해선 “별도 공간에서 일반 변호인 접견과 동일하게 냉방을 실시하고 있다”며 “수용거실 내에도 선풍기가 설치돼 있으며 혹서기 수용관리를 위해 수용동의 온도를 매일 확인해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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