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장다예 성균관대 자유전공계열
생명과학과 공학 융합한 인공지능 바이오테크 연구하고 싶어요
‘다재다능’은 다예씨를 설명하기에 딱 맞는 키워드다. 학생회 부회장으로 리더십을 발휘했고 운동, 노래, 글쓰기 등 다방면에 재능을 보였다. 생명과학에서 출발한 관심은 수의학, 유전학, 식품영양학 등을 거쳐 인공지능에 기반한 바이오테크에 닿았다. 자유전공계열 덕분에 다양한 학문의 융합에 눈을 뜨게 됐다는 다예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다예 | 성균관대 자유전공계열 (경기 동화고)
동물·자연에 대한 관심,
유전학·식품영양학으로 확장
다예씨는 어릴 적부터 동물과 자연에 관심이 유독 많았다. 한때 수의사를 꿈꾸기도 했고, 동물을 유심히 관찰하며 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보곤 했다. 고1 때부터는 진로 탐색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창의 과학 아카데미’에서는 인공 세포막을 이용한 투석 원리 이해 활동에 참여해 반투과막과 용액을 제작했고 용액의 질량 비교를 통해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삼투 현상을 확인했다.
생명과학 전문가의 강연 연계 활동에서는 항원·항체 반응과 면역 체계를 탐구하며 특이 면역 방어 체계의 메커니즘을 이해했다. ‘찾아오는 대학’ 프로그램에서 데이터 시각화 방법론을 배워 개의 체질량과 기대 수명의 상관관계를 탐구했고 결과를 산점도 그래프로 나타냈다. 연관이 없어 보이는 두 변인 사이의 관계를 찾아냈고 체질량이 작은 개일수록 기대 수명이 더 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생명체의 원리와 유전, 면역 등과 관련된 진로 탐색 활동을 하다 보니 관심이 유전학으로 확장됐다. 2학년 때 <생명과학 I>을 공부하던 중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를 읽고 후천성 유전학과 대표 기전인 ‘DNA 메틸화’를 본격 탐구했다.
DNA 메틸화는 메틸기가 사이토신이나 구아닌에 붙거나 떨어지면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과정이다. 종류가 다른 세포에서 유전자가 발현되는 패턴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 다예씨는 이 탐구를 계기로 질병 저항성을 높이고 환경 변화에 견딜 수 있는 식물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유전적으로는 같은 염기 서열을 갖지만 화학적으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면 세포 특성이 달라져요. 동일한 배아에서 성장한 일란성 쌍둥이의 질병 발생률이 환경, 식습관 등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이나 아구티 유전자에 따른 아구티 생쥐의 돌연변이 등이 대표적인 사례예요.”
3학년 때는 진로 활동으로 생명과학과 식품영양학을 융합해 식이와 유전자 상호작용을 탐구했다.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메틸화 과정,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 AICBM 기술을 접목한 개인 맞춤형 영양 분석을 연구했고 노인성 만성 질환 환자를 위한 식단을 설계했다. 유전체 분석 결과와 노년기 필수 영양소 및 비율을 계산해 식단을 구성해보니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노인을 위한 정밀한 영양 설계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학생회 비롯한 다양한 활동으로 활력 찾아
쾌활하고 털털한 성격인 다예씨는 친화력이 좋고 대인 관계가 원만해 주변에 친구가 많았다. 교내 버스킹, 스포츠 토너먼트, 배지 제작 등 여러 공약을 제안해 높은 지지율로 학생회 부회장에 당선된 후에는 직접 나서서 교내 테마 콘서트를 주최했다.
다예씨는 사회자로 행사를 진행하고 야외 조경을 활용한 버스킹 무대를 직접 꾸며 친구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적십자부와 국제 구호 봉사부에서 활동하며 헌혈 권장 캠페인, 선플 달기, 생리대 기부, 플로깅, 개발도상국 구호에 대한 토론에도 적극 참여했다.
내신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시간을 할애해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일이 쉽지 않았으나 그럴수록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리고 학업에 몰입할 수 있는 자신만의 활력소를 찾는 일이 필요했다.
“고등학생 때 할 수 있는 활동은 다 해보고 싶었어요. 갈등이 생기면 최대한 구성원의 의견을 조율하려고 노력했고 항상 함께 해보자는 생각으로 친구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죠.”
다예씨는 학생부종합전형 탐구형으로 성균관대 자유전공계열에 입학했다. 서류 평가와 함께 제시문을 기반으로 면접을 치르는 전형이다.
“면접에서는 제시문을 읽고 논점의 찬반에 대한 견해를 밝혀야 했어요. 동물 실험에 대한 찬반이 주제였는데 평소에도 관심이 있었고 친구들과 여러 번 토론했던 주제여서 수월하게 답변했죠. 운이 좋았어요. (웃음)”
대학 입학 전에는 전공 선택을 유예하고 일정 기간 동안 진로를 탐색하는 자유전공계열이 다소 불안정하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하지만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들어보니 경계를 두지 않고 다학제로 공부하는 교육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교수님과의 밀착 진로 상담을 비롯해 자유전공계열만 따로 진행되는 소수 정예 수업도 좋았고, 전공 박람회를 통해 각 세부 전공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지금까지 관심을 두고 있던 생명과학의 원리를 ‘기술’로 실현할 수 있는 화학공학이나 전자전기공학과의 응용 가능성에 새롭게 눈뜨는 계기가 됐다.
“생명의 원리를 구현하는 데 꼭 필요한 바이오센서, 전기 생체 신호 분석 기술, 유전체 분석 장비를 실제로 접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앞으로 공학 분야로 관심을 확장해 의료·바이오 융합 기술이나 생체 정보 처리 기술을 보유한 인공지능 바이오테크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취재 윤소영 리포터 yoonsy@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