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명태균 소환·이준석 2차 압수수색
‘여론조사·공천 의혹’ 집중 수사
‘공흥지구 특혜’ 재판 중지 요청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공천개입·여론조사 의혹’ 규명을 위해 연일 강제수사를 벌이고 있다.
민 특검팀은 31일부터 의혹의 중심 인물인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를 이틀에 걸쳐 조사한다. 명씨는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서울 광화문 KT광화문웨스트빌딩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특검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국회의원실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30일 벌였다. 지난 28일에 이은 이날 강제수사에서 특검팀은 ‘한동훈’이라는 키워드로도 자료를 추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공모해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혐의(위력에 의한 업무방해)가 적시됐다. 이와 함께 김상민 전 부장검사 공천과 2022년 다른 지역 공천에 관여한 참고인 신분 사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대표측은 ‘한동훈’을 비롯한 일부 검색어가 혐의와 연관성이 없다며 법원에 준항고를 접수하기도 했다. 이 대표측은 변호인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은 압수수색 절차가 문제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준항고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등 처분에 불복할 때 이를 취소하거나 변경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제도다.
개혁신당은 앞서 이 대표 압수수색과 관련해 “당대표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것을 죄라고 하는 것은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같은 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을 공천받도록 해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민 특검팀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씨를 31일과 다음달 1일 조사한다. 명씨는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지난해 4.10 총선 공천개입 의혹을 받는다. 또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한편 민 특검팀은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재판을 받는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 재판을 중지해 달라고 검찰과 법원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30일 브리핑에서 “특검은 양평 공흥지구 개발 사건 관련해 진행 중인 형사 재판에 대해 추가 자료 제출과 추가 기소를 위해 공소 유지 중인 검찰에 기일 추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 18일 사문서위조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는 김씨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에 “특검이 추가로 밝혀야 할 내용이 있다”는 취지의 요청서를 보냈다.
이에 검찰은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에 이 요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가 요청을 받아들이면 특검팀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공판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은 양평군이 기간 내 사업을 만료하지 않는 김씨의 시행사 ESI&D사에 부당하게 사업 기간을 연장해 주고 798억원의 분양 실적에도 개발부담금을 부과·납부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김씨는 시공사 직원, 개발부담금 산정업체 직원 등 5명과 함께 지난 2023년 7월 불구속기소된 바 있다.
특검팀 요청으로 양평군 공무원 3명에 대한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항소심 재판은 중단된 상태다.
특검팀은 더불어 김 여사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세 번째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2022년 6월~2023년 2월 25차례에 걸쳐 8000여만원을 1차 주포인 이정필씨로부터 받았다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라임사태와 관련해 수감된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의 아들 조원일씨로부터 서울구치소에 더 있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특검팀은 향후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조사나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밖에 집사게이트와 관련해 해외 출장을 갔던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다음 달 1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HS효성은 지난 2023년 6월 김 여사의 ‘집사’ 김예성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계열사 4곳에서 총 35억원을 투자했다.
특검은 HS효성이 당시 IMS모빌리티가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는데도 투자를 한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