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앞 ‘왜색 논란’ 수습 분주

2025-08-01 13:00:04 게재

동두천 일본 테마파크, 일정 변경

SRT, 광복 80주년 간식상자 준비

광복절을 앞두고 테마파크, 철도공기업, 정치권 등 곳곳에서 ‘왜색 논란’이 일자 관련 내용을 삭제·교체하는 등 수습에 분주한 모습이다.

경기 동두천의 일본 테마파크인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광복절인 15일 일정에 ‘사무라이 결투 공연’ ‘기모노 콘테스트’를 포함시켰다가 논란이 일자 프로그램을 교체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는 광복절 당일 경기도의 한 테마파크에서 일본식 축제가 열릴 예정이라 큰 논란이 되고 있다”며 이 사실을 알렸다.

과거 드라마·영화 촬영을 위해 조성된 세트장을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 이 테마파크는 지난달 26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나츠마츠리 여름축제’를 여는데 사무라이 결투 공연, 기모노 콘테스트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서 교수에 따르면 해당 일정들이 광복절인 15일에도 포함돼 있었다.

이 축제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에도 소개돼 논란이 커졌다. 현재는 이 축제 소개는 삭제됐다.

서 교수는 “일본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주권을 회복한 광복절에 이같은 행사를 벌인다는 건 국민적 정서를 위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1일 현재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홈페이지에 ‘광복절 운영 안내’ 공지를 띄우고 프로그램도 변경한 상태다.

여의도 국회에서도 왜색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 출신인 탁현민 국회의장 행사기획자문관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SNS에 광복 80주년 전야제 홍보 게시물을 올렸다. 국회의사당 돔 위에 태권브이 이미지를 곁들인 그림이었다. 온라인 상에서 일본의 ‘마징가제트’ 표절 의혹이 짙은 태권브이를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끌어오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빗발치자 탁 자문관은 태권브이 이미지를 삭제했다.

한편 지난달 초 수서발 고속철도 SRT ‘일장기’ 간식상자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운영사 SR은 광복절을 맞아 새 디자인을 내놓는다. SR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8월 한 달 동안 공급할 광복 80주년 특별판 디자인으로 인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9일 SRT는 여수여행을 주제로 한 디자인의 간식상자를 특실에서 제공하던 중 상자 속 거북선에 일장기를 닮은 깃발이 달린 것을 발견한 이용객이 SNS에 이를 공유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SR은 논란 직후 해당 제품을 전량 수거·폐기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