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장관-통상본부장 찰떡호흡 눈길

2025-08-01 13:00:06 게재

2만5천km 6번 비행이동

도시락먹으며 전략 마련

미국과 관세협상을 타결하며 경제불확실성을 낮춘 한국 협상단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찰떡 호흡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뉴욕에서 2시간에 걸친 2차 한미관세협상 직후.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러트닉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사진 김정관 장관 페이스북
한미 관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이면에는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미국 워싱턴→뉴욕→스코틀랜드→워싱턴’으로 이동하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따라다니며 협상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라는 미국의 강한 압박을 막아내기 위해 ‘2008년 광우병 시위 사진’까지 보여주며 설득을 벌였다.

그 결과 벼랑끝까지 몰렸던 한국은 일본·유럽연합(EU)과 같은 수준인 15%의 상호관세를 부과받는 결과를 받아냈다. 이들은 협상시간 동안 도시락을 먹으며 밤 늦은시간까지 미국과 소통하며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21일 취임한 후 이틀만에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김 장관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촉박한 시간 속에서 워싱턴DC, 뉴욕, 스코틀랜드를 넘나들며 1주일 만에 7차례 협상을 이어갔고, 6번의 비행으로 약 2만5000km를 이동했다”며 “매 여정마다 5200만 국민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번 협상은 단기적인 수출 불확실성 해소를 넘어, 산업경쟁력 강화와 수출시장 다변화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시켰다”면서 “산업부는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우리 기업의 글로벌 도약을 끝까지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여한구 본부장도 6월 12일 취임 이후 50여일동안 한미협상에 올인했다. 여 본부장은 한미협상의 키맨으로 알려진 러트닉 상무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USTR) 대표를 각각 10번씩 만나면서 미국측 의도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협상 전략을 짰다.

그는 기존 수석대표를 국장에서 1급으로 격상하고 각부처가 참여하는 통상대책위를 주관하며 빈틈없는 대미협상체제를 구축했다.

박종원 통상차관보와 박정성 실장도 기술협의를 이끌며 장관과 본부장을 그림자처럼 보좌했다. 김영만 과장과 안홍상 과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줄곧 미국과 소통하는 실무역할을 맡아 다양한 이슈를 꼼꼼히 챙겼다.

여 본부장은 “산업부와 통상본부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희생과 헌신을 했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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