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포폐암 98%는 흡연 때문”…비흡연자보다 55배 위험
건보공단 연구 결과
간암 기여위험도 57%
장기간 흡연이 소세포 폐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가 98.2%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여위험도가 98%라는 것은 소세포폐암 환자 100명 중 98명은 흡연 때문에 해당 질병에 걸리게 됐다는 의미다.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과 연세대 보건대학원(지선하 교수 연구팀)은 국내 주요 발생 암종류를 대상으로 흡연으로 인한 암 발생 위험도와 기여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흡연 기간이 30년 이상이고 흡연력이 20갑년 이상인 현재 흡연자의 암 발생 위험도는 소세포폐암은 비흡연자의 54.5배, 편평세포폐암은 21.4배, 편평세포후두암은 8.3배로 나타났다. 기여위험도는 특정 위험요인에 노출된 집단의 질병발생률에 해당 위험요인이 기여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반면 이들의 위암 발생 위험도는 비흡연자의 2.4배, 간암은 2.3배, 대장암은 1.5배로 나타났다.
흡연의 발생 기여도는 대장암 28.6%, 위암 50.8%, 간암 57.2% 등이었다
연구진은 2004~2013년 전국 18개 민간검진센터 수검자 13만6965명의 건강검진 및 유전위험전수(PRS), 중앙 암 등록 자료, 건강보험 자격 자료를 연계해 2020년까지 추적하는 방식으로 생활환경과 유전위험전수가 동일한 수준인 사람의 암 발생 위험도와 기여위험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소세포폐암, 편평세포폐암, 편평세포후두암에서 흡연으로 인한 암 발생 위험도와 암 발생 기여 위험도가 다른 암 종류에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암종류는 건보공단이 국내외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인 암에 속한다.
흡연 기간이 30년 이상이고 흡연력이 20갑년(갑년: 하루에 피우는 담뱃갑의 수와 기간을 곱한 값) 이상인 현재 흡연자의 경우, 흡연의 소세포폐암 기여위험도가 98.2%로 대부분 차지했다. 편평세포후두암과 편평세포폐암 기여위험도도 각각 88.0%, 86.2%로 높았다. 전체 폐암에 대한 기여위험도는 79.4%, 전체 후두암은 86.2%였다.
폐암은 크게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뉘고, 비소세포폐암은 다시 편평세포폐암, 폐선암, 대세포암 등으로 나뉜다. 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25%로 비교적 낮다. 하지만 진단 시점에 절제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진행된 경우가 많고 급속히 전신에 전이되는 특징이 있다.
연구원은 “대장암, 위암, 간암은 소송 대상 암종에 비해 흡연이 기여하는 정도가 상당히 낮고 유전 등 흡연 이외의 원인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흡연과 폐암, 후두암 발생 간의 인과성이 더 명백해졌다. 흡연이 담배소송 대상 암종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