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평가 새로운 도구

AI 정신건강평가, 자살예방 혁신 도구 부상

2025-08-26 13:00:02 게재

비웨이브 두뇌·마음건강 분석, 설문지 대비 3~4배 효과 … “학교·직장 고스트레스군에 활용도 높아”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들어 온지 오래됐다. 세계적으로 높은 자살률이 치솟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017년 47.7명에서 2023년 40.6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중장년층(40~64세)은 같은 연도에 29.4명에서 32.0명으로, 청년층(20~39세)은 20.6명에서 24.4명으로, 19세 이하 아동·청소년층은 2.6명에서 4.6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자살사망자는 1만4439명(잠정),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8.3명이었다. 불명예스럽게도 2003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새정부 들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자살문제를 언급하고 정부도 대책 마련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복지부는 올 하반기 40명 규모의 상담사를 배치한 자살예방상담전화(☎109) 콜센터를 추가 개소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살 상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립·은둔 청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온라인 상담서비스 신규 도입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자살은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며 “한 사람의 생명도 끝까지 지키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라는 각오로 실효적인 자살 예방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관련해서 인공지능 기반 정신건강 정기 검사 등으로 고위험군을 미리 찾아내 불행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최대한 줄여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1일 경기도 고양에 있는 비웨이브(BWAVE) 본사에서 이승환 대표(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만났다. 비웨이브는 ‘정신과 마음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비젼을 앞세워 2019년 4월 출범한 벤처기업이다. 생체신호 기반의 AI 정신건강 평가 및 진단 기술을 통해 정신 건강 분야의 혁신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휴대폰 앱기반의 ‘마음결 미니’와 웨어러블 장치 기반의 ‘마음결 베이직’이 있다.

국내 높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인공지능에 기반한 정기적인 정신건강평가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승환 비웨이브(주) 대표는 “우울 불안 등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을 받는 이들의 불행한 사태를 미리 막고 회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자기의 정신건강 상태를 스스로 쉽게 평가하고 학교나 직장에서 정기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도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환 비웨이브 대표 사진 이의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비웨이브 설립에 참여한 배경은

2018년 딸이 다니던 학교에서 학생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일이 있었다. 수능 전날이었고 당시 딸도 엄청 충격을 받았고 학교 전체가 들썩거렸다. 그때 “아니 나한테 오라고 그러지” 말했는데, 문득 “왜 안 왔을까 못 왔을까” 생각을 해 봤다.

먼저 자기가 정신적으로 아픈지 모르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고 싶어도 자기 증상을 부모에게 알리거나 병의원에 예약하는 데 심리적 벽을 넘어야 하고 기간도 걸린다. 병의원 가서도 자살 사고가 심한 경우 대학병원으로 전원 시키기에 어려움이 있다.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아프고 힘들어 하지만 적절히 케어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창업하게 됐다. 뇌파나 생체 신호를 이용해 정신 건강을 평가하고 예측하고 진단하는 연구를 20년간 진행을 했다. 그동안 보건복지부, 과학기술 정보통신부, 산업통산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여러 부처의 국가과제 사업도 여럿 수행했다. 그 성과로 250편이상의 논문과 20편 이상의 특허를 취득했다. 그러다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디지털로 간단하게 평가를 하면 사람들이 쉽게 자신의 증상을 미리 알 수 있어 예방 사업에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거나 진료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정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아주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패러다임으로 바뀌었다. 어릴 적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면서 자상한 정과 말하지 않아도 사랑을 느끼고 알았다.

요즘은 자녀들은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는지 모른다. 괴리가 너무 크다. 부모들은 과외 학원도 보내고 좋은 음식도 먹이며 열심히 성원·지원한다는 말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죽고 싶다고 하고 자살 시도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너무 경쟁적이다. 중·고등학교에서도 대학입시에서도 줄 세우기가 팽배하고 다른 애가 잘못돼야 자신이 잘 되는 과도한 경쟁, 스스로의 재능과 장점을 존중받지 못하는 획일적 교육이 문제다. 이런 이유들로 정신건강에 어려운 겪는 사람들 많아졌다고 본다.

사진 비웨이브 제공

●효율적인 자살예방 활동이 필요한데.

기존 정책은 문제가 발생한 다음에서야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접근방식이 대부분이다. 예방하는 도구를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1년에 두 번씩만 ‘마음결 베이직’을 가지고 학생들을 정기 검진을 한다면 틀림없이 자살률을 낮출 수 있다. 저희 제품으로 검사하면 15%에서 25% 정도 위험군이 나온다. 설문지로 검사하는 것보다 3~4배 정도 높게 나타난다.

마음결 베이직에서 문제가 나타난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음 단계에서 상담사들이 위험군을 상담해주면 문제 해결이 훨씬 쉽고 효율적일 것이다. 보통 1대 1 면담 혹은 설문지로 검사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설문지에서는 체크를 대충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강원도 한 지역 교육청에서 연락이 와 몇 차례 출동했다. 중학생 자살이 이어져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서였다. 학교에서 설문지로 조사를 했는데 다 괜찮다고 나왔다고 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세상을 떠났다. 선생님 부모들 다 힘들어 했다. 저희 제품 체험과 세미나-정신건강 관리도 해주고 위(Wee)센터 선생님들을 대상으로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지역에는 상담센터도 없더라. 학교 학생·교사, 소방공무원, 경찰공무원, 직장인 등을 정기검진하면 여러 조짐을 보이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결 베이직의 기능 원리는

마음결 베이직 서비스는 뇌파와 맥파를 측정하고 AI를 통해 분석해 두뇌 건강과 마음 건강을 정밀 평가한다. 두뇌 건강은 뇌파를 이용해서 검사한다. 마음 건강은 귓볼에서 찍는 맥파를 이용해 측정한다.

두뇌건강은 두뇌 활성도, 유연성, 총명도, 균형도를 살펴 평가한다. 뇌파는 세타 알파, 베타 감마 여러 주파수 영역으로 이뤄져 있다. 어느 주파수가 많이 나오느냐에 따라 두뇌 유형이나 패턴을 알 수 있다. 저주파 즉 세타파가 많이 나오면 기억력 저하가 있을 수 있고 치매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 공황장애가 있거나 강박증이 있으면 베타파 고주파에서 많이 나온다. 우울증인 경우에는 유연성이 너무 높아진다. 이 생각 저 생각이 많이 한다는 것이다. 치매환자인 경우에는 총명도가 많이 떨어진다. 균형도에는 좌뇌형 우뇌형이 있다. 긍정정서 부정서 활성도를 확인 할 수 있다.

마음건강도 마찬가지다. 자율신경이 교감신경 부교감신경이 있는데 자율신경의 측정요소로 네 가지 지표가 있는데 정상 범위에 들어와 있는지 확인한다.

만약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율신경 변이도(variance)가 떨어진다. 만약 교감신경이 높으면 공황장애 유사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가슴이 뛰고 땀 설사가 나고 가슴이 두근두근, 호흡이 가빠지면 교감신경 항진 증상이다. 만약 부교감신경이 높다면 무기력하고 변비, 소화불량, 의욕저하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 자율신경의 균형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맥파를 측정하면 스트레스 정도와 스트레스 저항도도 생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국민 정신건강관리 측면에서 마음결 미니, 베이직의 가치는

마음결 미니는 휴대폰 앱 기반의 정신건강 측정 도구이다. 손가락에서 측정하는 맥파를 기반으로 마음건강을 측정한다. 기본적으로 스트레스 정도를 알려준다. 심리상담센터, 가까운 병원을 소개해 주고 간단한 케어 옵션을 넣어준다. 치유음악, 호흡법, 케어 인사이트 등을 넣은 유료 서비스가 포함됐다. 유튜브 베이스로 콘텐츠가 제공된다.

마음결 베이직을 이용해서 직장 단체 기관 등에서 검사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 등 정신이 흔들리는 것을 잡아낼 수가 있다. 고도의 집중을 요구하는 소방관, 경찰관, 건설 노동자 등 위험직군에서는 매우 가치가 높다.

●기술 개발 및 향후 사업 계획은

비웨이브는 세계적으로 선도기술을 가지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임창환 교수는 의공학 바이오 메디컬 엔지니어링 쪽에서는 우리나라 1인자이고 세계적 권위자다. 뇌파와 생체 신호를 이용한 정신건강 평가에서는 세계 탑 수준이다.

4개의 라인업 중에서 기어와 프로는 아직 개발 중이다. 마음결 미니와 베이직이 상용화가 되어 있다. 현재 조달청에 등록돼 있고 이번에 조달청 혁신제품 후보로 선정되었다. 베이직은 현재 비의료용 솔루션인데 비웨이브에서는 마음결 베이직을 기반으로 우울증, 경도인지장애 진단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개발 중이다. 마음결 미니(앱)를 이용하여 공황발작을 예측하는 임상 시험도 진행 중이다. 내년 현재 시판되는 웰빙용 제품 이외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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