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의 전형별 합격기

실기_정민혜 한남대 미술교육과

2025-09-01 13:08:16 게재

경쟁력 있는 전형 선택해 미술 교사 꿈에 한 발짝 다가섰죠

정민혜

정민혜

한남대 미술교육과 1학년 (전북 한국전통문화고 졸업)

초등학교 시절부터 막연히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는 민혜씨. 중학교에 들어가 미술에 흥미를 느끼면서, 그 꿈은 자연스럽게 미술 교사라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이때만 해도 취미 삼아 그림을 그리던 터라 미술을 전공할 생각은 없었다고. 고교 선택을 앞두고 예체능계 공립 일반고인 한국전통문화고를 알게 되면서 입시에 도전, 한국미술·디자인과에 합격했다.

내신 경쟁이 치열한 일반고 대신 미술과 음악 분야에 특화된 진로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좋았지만, 회화나 디자인이 아닌 도예를 전공으로 선택해 입시 미술과는 거리가 먼 학교생활을 했다. 미대 입시를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고2 여름방학, 하루 12시간씩 기초 디자인의 기본기를 다졌다.

고3 때는 전문 학원으로 옮겨 실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성실한 태도와 열정으로 1지망인 한남대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민혜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수시 실기전형이 주력 전형이었나?

일반고지만 예술 전공 수업을 함께 들을 수 있는 한국전통문화고에 다녔는데요. 재학생의 90%가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다 보니, 굳이 정시를 선택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 것 같아요. 솔직히 수능 공부가 부담스럽기도 했고요. 내신 성적이 더 높았다면 상위권 대학의 비실기 교과 전형이나 종합전형에 도전해볼 수도 있었겠지만, 교사가 꿈이었기에 교직 이수가 가능한 학과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없는 대학을 찾았어요.

전국 7개 대학에 설치된 미술교육과는 사범대 소속이라 졸업 후 중등학교 2급 정교사 자격증이 발급되고, 임용고시 준비에 최적화된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어 진로에 도움이 될 거라 판단했어요. 이 가운데 한국교원대는 정시로만 뽑고, 한양대는 1단계에서 학생부 100%로 신입생을 선발해요. 국립경상대는 최저 기준이 있고요. 결국 최저 기준이 없고 실기 비중이 높은 한남대 미술교육과를 1지망으로 선택해, 고2 여름방학부터 실기 준비에 매진했어요. 그 결과, ‘최초 합격’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죠.

Q. 실기 준비는 어떻게 했나?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지만 특별히 두각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중학교에 들어가 미술 수행평가를 하면서 선과 명암을 이용해 사물의 형태와 질감을 표현하는 소묘나 디자인에 재능이 있다는 걸 느꼈죠. 친구들이 부러워하기도 했고 미술 시간에 선생님이 자주 칭찬해주셨거든요. 이를 계기로 동네 미술 학원에 친구와 함께 등록해 즐겁게 그림을 그렸어요. 취미반이라 부담이 적어서 다양한 표현 기법도 접할 수 있었죠.

이후 한국전통문화고에 입학해서는 경쟁이 치열한 회화나 디자인 대신 도예를 선택해 한결 여유롭게 학교생활을 이어갔어요. 고2쯤 되니까 진로를 깊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앞으로 어떤 길을 가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묻다 보니 ‘미술 교사’라는 꿈이 선명해졌고, 진지한 각오로 실기 준비에 몰입했어요. 미대 입시에서 가장 많은 대학이 채택하고 있는 실기 유형이 ‘기초 디자인’이다 보니, 해당 유형을 집중적으로 연습했죠. 평일에는 밤 10시까지, 주말이나 방학 때는 하루 12시간 넘게 그림만 그렸어요. 고3 때는 대학별 기출문제를 집중적으로 연습하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고요.

Q. 한남대 입시 준비 전략은 어떻게 세웠나?

한남대 미술교육과는 수시에서 교과 40%에 실기 60%를 반영하는데요. 실질 반영 비율은 교과 22%에 실기 78%로 실기 비중이 꽤 큰 편이에요. 결국 실기 성적이 합격을 좌우하는 셈이죠.

한남대 미술교육과는 기초 디자인과 발상과 표현, 수묵담채화, 정물 소묘 중 1개를 골라 실기고사를 볼 수 있는데요. 특이한 점은 학교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올해 미술 실기고사 예상 문제를 미리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문제은행을 잘 활용하면, 고사장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구도와 표현을 준비해 실전에서 보다 완성도 높게 마무리할 수 있어요. 즉, 문제가 손에 익을 때까지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난해에는 털실과 드라이버, 스펀지가 제시물로 출제됐는데요. 부드럽게 바닥에 깔린 노란 스펀지 위에 빨간 털실을 배치하고, 뾰족한 드라이버가 털실의 중앙을 꿰뚫는 구도를 통해 긴장감과 속도감을 표현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연습을 많이 했더니 문제를 보자마자 손이 저절로 움직이더라고요.

Q. 후배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이 있다면?

수시 지원이 코앞이라 마음이 흔들리고 긴장될 텐데요. 실전에서도 정신적 안정이 큰 역할을 하더라고요. 입시 기간 동안 떨림과 불안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주변과 자신을 비교하기보다 나만의 강점을 떠올리며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세요.

TIP 실기대회로 경험 쌓고, 연습으로 자신감 충전

“실기대회, 실전 경험 쌓는 좋은 기회”

고3 수험생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로 그해 수능 출제 경향을 가늠하듯, 미대 입시생은 대학별 미술 실기대회를 통해 출제 스타일과 학교마다 다른 평가 기준을 파악할 수 있다. 또 전국 단위에서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실전 경험을 쌓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목표 대학이 주최한 대회에 참가하면 실제 시험장 분위기를 사전에 익힐 수 있어 시험 당일 긴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내 경우 학기 초 실기대회에서 작품을 끝내지 못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본 시험에서는 시간 배분에 유의해 안정적으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실전 자신감은 연습에서 나온다”

실기시험에서의 자신감은 충분한 연습에서 나온다. 상명대, 목원대, 한남대처럼 사전에 공개된 문제은행에서 당일 1문항이 무작위로 출제되는 경우라면 반복 훈련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고사장에서 제시물을 마주했을 때 손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정도로 연습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모든 항목을 세세하게 연습하기 어렵다면 부족한 개체 위주로 표현 훈련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개체가 지닌 특유의 질감과 입체감, 형태를 살려 반복적으로 연습하면 실제 시험에서 풍부하고 정교한 묘사가 가능하다.

취재 김성미 리포터 grap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