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대신 물·드론으로 러브버그 잡는다

2026-05-21 13:00:02 게재

기후부 ‘2026년 대발생 대응 대책’ … 동두천 등 경기 북부서 유충 첫 확인, 포집기 확대

지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출현한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가 올해는 성충 발생 이력이 없던 경기 북부까지 확산돼 선제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러브버그는 5월 말까지 유충 단계를 거쳐 6월 중순에서부터 7월 중순까지 날개가 돋아 일시에 대량으로 출현하는 특성이 있다. 2022년부터 서울 서부를 중심으로 대발생이 관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천 계양산에서 대량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2025년 7월 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당시 환경부) 및 소속기관 직원들이 인천 계양산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러브버그 성체를 제거하기 위해 송풍기와 포충망을 활용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기후부 제공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러브버그 대발생 대응 대책’을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유인제 포집기를 대폭 확대하고 살충제 대신 물을 분사해 러브버그를 땅으로 떨어뜨리는 드론을 처음 도입한다. 유인제 포집기는 유인물질을 탑재해 러브버그 성충을 끌어들여 잡는 도구다.

기후부와 서울시는 3~4월 서울·인천·경기와 인접 지역 56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유충 서식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동두천·포천·연천 등 경기 북부 3곳에서 러브버그 유충이 처음 발견됐다. 서울과 인천은 1곳을 제외한 조사 지점 대부분에서 유충이 나왔다. 경기도는 31개 시군 중 15곳에서 확인됐다. △강원 △충남 △충북에서는 아직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기후부는 경기 북부 3개 지역 지방정부에 조사 결과를 통보하고 방제 인력 확보와 장비 구비 등 사전 대비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러브버그가 매년 북상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대발생 범위가 기존 수도권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후부는 살충제를 쓰지 않고 물과 바람을 동시에 뿜어 러브버그 비행 능력을 떨어뜨려 추락을 유도하는 방식의 드론을 계양산에 투입한다. 70리터 물통을 탑재한 하방 살포식 드론을 대발생 기간인 약 10일 동안 계양산 정상부에 집중 운영할 방침이다. 드론 운영 기간에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해당 구역 출입을 통제할 예정이다.

유인제 포집기 규모는 지난해 12기에서 올해 3850기로 320배 이상 늘린다. 유인물질 종류도 1가지에서 3가지로 확대했다. 빛을 이용하는 광원 포집기는 소형 21기에서 △대형 4기 △소형 11기 체제로 개편해 포집 효율을 키웠다.

유충 단계 방제도 강화한다. 모기 유충 제거에 쓰이는 토양 박테리아 기반 미생물 제제(Bti)를 러브버그 유충 방제에 처음 적용했다. △서울 은평구 백련산 △서울 노원구 수락산·불암산 △인천 계양구 계양산 등 4곳에서 현장 실증을 했다. △인천 서구 △경기 광명·안양·부천·고양·시흥 등 6개 지역으로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기후부는 21일 서울 용산구 삼경교육센터에서 ‘곤충 대발생 대응 협의체 착수회의’를 열고 관계기관 대응 태세를 점검했다. 또한 올해 운영되는 협의체는 기존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강원·충남·충북까지 범위를 넓혔다. 산림청 소속 기관과 한국방역협회도 참여한다. 성충 발생 전까지는 주간 단위로 상황을 점검하고 대발생 징후가 포착되면 일별 관리 체계로 전환한다. 6월 중순부터 7월까지 대발생 기간에는 현장대응반도 운영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러브버그가 대발생하면 국민 일상 및 상업 활동 등에 불편이 확산될 수 있으므로 유충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국민들이 느끼는 불쾌감과 생활 불편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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