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앞세운 앤스로픽, 첫 분기 흑자 눈앞

2026-05-21 13:00:10 게재

2분기 매출 109억달러 전망

AI 기업 수익성 논쟁 흔들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급성장을 바탕으로 첫 분기 영업흑자를 눈앞에 뒀다. AI 기업은 막대한 컴퓨팅 비용 때문에 당분간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기존 인식을 흔드는 사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앤스로픽이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자료를 인용해, 회사의 2분기 매출이 109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1분기 매출 48억달러보다 130% 늘어난 수치다. 회사는 2분기에 5억5900만달러의 조정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 속도는 이례적이다. WSJ는 앤스로픽의 분기 매출 증가세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줌, 기업공개(IPO)를 앞둔 구글과 페이스북보다 빠르다고 전했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앤스로픽은 투자자들에게 2028년까지 연간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앤스로픽의 코딩 도구를 빠르게 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핵심은 기업용 AI 수요다. 앤스로픽의 클로드(Claude) 모델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가 맡긴 일을 일정 시간 동안 스스로 처리하는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과 코딩 보조 분야에서 수요가 커지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개발자 행사에서 회사의 매출 성장세가 “감당하기 너무 어려워졌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앤스로픽의 또 다른 변수는 미토스(Mythos) 모델이다. WSJ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미토스를 사이버보안 위험 가능성 때문에 일부 기업에만 제한적으로 공개했다. 몇 달 전 미국 백악관은 앤스로픽을 안보 위험으로 지목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기관들에 앤스로픽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지시했다. 앤스로픽이 미 전쟁부(국방부)의 “모든 합법적 용도” 배치 요구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회사가 미토스를 두고 행정부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협의하면서 관계는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용 부담이 줄어든 점도 흑자 전환의 배경이다. 앤스로픽은 1분기에는 매출 1달러를 올릴 때 컴퓨팅 비용으로 71센트를 썼지만, 2분기에는 이 비율이 56센트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쉽게 말해 같은 매출을 올리는 데 필요한 서버·칩 비용 부담이 줄고 있다는 뜻이다. 매출은 빠르게 늘고, 비용 비중은 낮아지면서 흑자 전환이 가능해졌다.

앤스로픽의 사업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는 주로 구글과 아마존이 개발한 칩을 사용한다. 이들 칩은 일반적으로 엔비디아 칩보다 비용이 낮다. 또 오픈AI보다 향후 데이터센터 투자 약속을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잡았고, 챗GPT처럼 대규모 무료 이용자를 지원해야 하는 부담도 작다. 기업 고객 중심 사업 비중이 큰 점이 비용 관리에 유리하게 작용한 셈이다.

다만 이번 흑자가 안정적인 연간 흑자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앤스로픽은 새 AI 모델 개발과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해 지출을 더 늘릴 계획이다. 또 이번 영업이익에는 주식 보상 비용이 빠져 있다. 회사가 아직 상장사가 아니어서 회계 처리 방식도 공시기업만큼 명확하게 비교하기 어렵다.

앤스로픽의 흑자 전망은 AI 경쟁의 초점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시장은 누가 더 좋은 모델을 만드는지만 보지 않는다. 누가 더 싸게 운영하고,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면서 이익을 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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