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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지의 렌>

2025-09-03 13:53:41 게재

너희들도 다정한 연대의 힘을 느껴봐

<늪지의 렌>

지은이 최상희

지은이 최상희

펴낸곳 창비

유전자 조작 시술이 상용화된 미래, 10대 청소년들이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고 주변 사람들을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정부는 열세 살부터 열아홉 살까지 청소년들을 격리하는 긴급 소집령을 내리고, 시설에 끌려간 열다섯 살 렌과 아이들은 무장 군인들의 명령에 복종하며 폭력적인 훈련을 거듭한다.

SF 소설 <늪지의 렌>에서 청소년들이 발작을 일으키는 이유와 제목의 늪지, 렌과 친구들이 캠프에서 겪는 폭력은 모두 어른들의 이기심과 관련이 있다. 부모들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명목으로 완벽한 아이를 만들려 하고, 캠프를 지휘하는 대령은 질서와 보호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의 자유를 빼앗고 배틀로얄 같은 생존 게임으로 몰아넣는다. 작은 체구에 오드아이를 가져 괴롭힘에 익숙한 렌, 큰 덩치 때문에 따돌림받는 위령, 렌처럼 오드아이에 늪지 출신인 나기까지. 어른들이 만든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나고 소외당하던 아이들은 우정과 연대의 힘으로 역경을 헤쳐나간다. 청소년의 자아 탐색과 사회적 메시지를 SF 판타지로 풀어낸 성장 소설로 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년과 아이의 미래를 고민하는 부모에게 추천한다.

정유미 자유기고가 puripud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