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100여차례 골목 누볐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의 소통
‘골목구청장의 동네 한바퀴’
“안녕하세요, 유성훈입니다.”
지난 15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산자락에 위치한 궁도장에서 주민 20여명이 운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유성훈 구청장이 등장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난 3일부터 골목을 돌며 주민들 일상을 살피고 안부를 전하던 그가 시흥동을 방문한 참이다. ‘골목구청장의 동네 한바퀴’다.
구청장을 반갑게 맞은 주민들은 곧 일상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인근 주민 황충관(80)씨는 “매일 30~40명이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는데 지붕이 없어 비가 올 때는 어쩔 수 없이 쉰다”고 말했다. 시흥2동 주민 이연옥(67)씨도 “안전하게 운동하고 싶다”며 “일부 빗물에 흙이 떠내려가 바닥이 팬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구청장은 “요즘 ‘산스장’이라는 용어가 인기”라며 “자연 속 헬스장을 주민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특히 이 부근 부지가 국방부 소유라 구 차원에서 국방부와 논의하고 있다”며 “주민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17일 금천구에 따르면 유성훈 구청장은 이날 차상위계층인 홀몸노인 신 모(78)씨 집도 방문했다. 신씨는 “허리가 아파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않다”며 “현관과 화장실에 안전 난간을 설치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한 뒤 건강을 기원하며 자리를 옮겼다.
동네 한바퀴는 지난 2019년부터 이어져 왔다. 그해 2월 유성훈 구청장은 ‘주민과의 대화, 구정을 주민에게 묻는다’를 시작으로 이듬해와 2021년에는 ‘동(洞)에 번쩍 골목구청장’으로 동네는 누볐다. 지난 2022년에는 ‘현장에서 주민과 소통하다’를 주제로, 2023년부터는 연초와 추석 두차례씩 주민들과 만나 현장 이야기를 듣고 있다.
7년간 총 100여차레에 걸쳐 골목 구석구석을 살핀 그에게 ‘골목구청장’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현장에서 구청장을 만난 한 주민은 “이렇게 길에서 만나, 주민들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우리 구청장이 좋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구청장에게 털어놓은 주민들 고민과 제안은 곧 정책이나 사업이 된다. 금천구 대표 녹지인 시흥동 금빛공원 야외공연장 재조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6년 조성 당시에는 야외공연장이 있었는데 소음문제로 활용이 어려워지면서 주민들이 재조성을 요구했다. 구는 지난 2023년 야외공연장을 철거하고 공원 재조성 공사를 진행해 지난 3월 마무리했다. 시흥동 맑은누리작은도서관과 금빛휘트니스센터 재개관도 주민과 소통한 결과물이다. 안양천 정비에 대한 요구에는 황톳길과 반려견 놀이터, 장미정원 등으로 화답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주민을 최전선에서 만나는 자치단체장이 주민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주민과의 소통에 힘쓰며 살기 좋은 도시 금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