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미국 관세압박에 쓴소리
“말로만 동맹 … 일방적 요구”
국회비준 가능성도 열어둬
정부가 미국과의 통상협상에서 압박을 받고 있고, 조지아주 한국노동자 감금사태에도 강도 높은 요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권 여당이 미국을 향해 쓴소리를 내 주목된다.
특히 미국의 불공정한 통상압력에 대해 국회 비준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국익 우선주의’로 협상하고 서둘러 서명할 필요는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악화된 국민 여론과 함께 대미관계까지 고려한 정부와 여당의 역할분담 차원에서 내놓은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18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미국이 말로는 동맹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며 “국회는 국회차원에서 입장을 내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은 정의롭고 공정한 통상질서를 당당히 요구할 자격이 있다”며 “정부는 국제 통상질서와 동맹 정신 아래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협상에 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제안했던 것은 담보나 보증과 같은 간접투자 방식이었는데 미국은 이를 무시하고 직접투자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런 일방적인 요구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투자처를 정하고 우리나라가 현금으로 투자한 후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이런 내용이 한미 투자협약에 포함된다면 국내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므로 국회비준 절차를 밟아야 할 수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