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탈모, 계절적 현상으로만 보면 위험하다

2025-09-24 11:32:09 게재

탈모 원인과 맞춤 관리법

가을이면 머리카락이 유난히 더 빠진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단순히 계절 탓으로 돌리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조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엔비의원 안산 시흥점 기문상 원장의 도움말로 가을철 탈모의 특징과 관리법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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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탈모, 왜 심해질까

가을철은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많이 빠지는 시기로, 9월에서 11월 사이에 하루 평균 150가닥 안팎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면 탈모라 부른다. 두피 민감도가 높아지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건조해져 유분 분비가 줄고, 각질과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것도 흔한 현상이다. 특히 여성은 머리카락이 길고 가늘어 눈에 띄게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탈모는 대부분 생리적인 주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지만, 방치하면 만성 탈모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을철 탈모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과 땀, 피지 분비 증가로 두피에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가을이 되면 휴지기에 들어간 모발이 한꺼번에 빠져나간다. 또한 건조한 공기가 두피의 수분을 빼앗아 모근을 약화하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혈관이 수축하여 혈류가 원활하지 못하면 영양 공급이 부족해진다. 여기에 큰 일교차와 피로 누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면 모낭 주위 혈관 수축으로 휴지기 탈모가 가속화된다.

수면 부족 역시 큰 영향을 미친다. 성장호르몬은 잠든 지 3시간 이내에 가장 활발히 분비돼 모낭세포 재생과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데, 수면이 부족하면 모발 성장 주기가 단축된다. 멜라토닌은 대표적인 수면유도 호르몬으로, 모발 성장 촉진과 모낭 보호에 직접 관여한다. 반대로 수면 부족은 코르티솔 수치를 높여 모낭 주위 혈관을 수축시키고 산소와 영양 공급을 막는다.

기문상 원장은 “성장호르몬, 멜라토닌, 코르티솔 세 개의 수면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 탈모가 악화된다”며 “충분한 숙면이 탈모 예방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생활 습관도 빼놓을 수 없다. 여름철 다이어트나 불규칙한 식사로 단백질·아연·비타민 D 등 필수 영양소가 부족하면 모발 성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음주와 흡연, 잦은 염색이나 파마, 드라이기 사용 역시 모발 손상을 심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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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과 치료, 맞춤 관리가 중요

가을철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피 환경 관리가 우선이다. 약산성 샴푸와 두피 보습제를 사용하고, 두피 마사지를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비타민, 미네랄 섭취를 늘리고, 필요하다면 영양 보충제를 고려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는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간대에 성장호르몬이 집중적으로 분비되기 때문이다.

증상이 뚜렷하다면 전문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환절기 탈모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40대 남성은 여름철 두피 피지 분비가 많아진 뒤 가을에 갑작스럽게 머리숱이 줄어들어 진료를 받았다. 검사 결과 계절성 휴지기 탈모와 남성형 탈모가 겹친 것으로 확인돼 먹는 탈모약과 국소 미녹시딜, 모낭 주사, 저출력 레이저 치료를 병행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20대 여성이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가을철 원형탈모가 재발한 경우가 있었다. 이 환자는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와 광선치료, 발모제 도포, 스트레스 관리로 증상이 호전됐다.

기 원장은 “탈모 증상이 나타났을 때 조기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장기적으로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을철에는 M자와 O자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형 탈모도 흔하다. 이는 빠르게 U자형 탈모로 진행될 수 있어 관리가 더욱 까다롭다. M자 탈모는 남성호르몬으로 인한 모낭 위축이 주원인으로, 피나스테리드나 미녹시딜 같은 FDA 승인 약물이 기본 치료다. 반면 O자 탈모는 정수리 혈류 저하와 영양 부족 등이 중요하므로 두피 마사지, 두피 찜질, 영양 보충, 스트레스 관리로 개선을 먼저 시도할 수 있다.

가을철 탈모는 많은 경우 일시적이지만, 청소년탈모, 여성탈모, 중년탈모 등이 반복되면서 심화된다면 만성 탈모로 이어져 심각한 민머리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눈에 띄는 변화를 느낀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 원장은 “탈모는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초기에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개인별 원인에 맞춘 치료 및 생활 습관 교정과 스트레스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가을철 탈모 관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엔비의원 안산 시흥점 기문상 원장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