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질타에 여당 “2월국회, 민생법안 먼저”

2026-02-02 13:00:02 게재

계류 중인 85개 법안 “설 명절 전 우선 처리”

대미투자·행정통합·사법개혁 쟁점 법안 대기

더불어민주당이 2월 국회에서 비쟁점 민생법안 우선 처리를 공언하고 나섰다. 대통령의 국회 입법 지연 질타와 맞물리며 원내 과반 정당의 효능감에 대한 우려를 고려한 측면이 크다. ‘2월 설 명절 전 처리’를 장담했던 사법개혁법과 대미투자·행정통합법 등 쟁점법안은 순연될 공산이 커졌다.

발언하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국회는 2일부터 2월국회 일정에 돌입한다. 3일과 4일, 민주당과 국민의힘 순으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진행된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르면 5일 본회의를 열어 비쟁점 법안 80여건을 우선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계류 중인 85개 민생 법안에 법사위 처리가 예정된 법안들을 더해 원내에서 협상할 것”이라며 “설 명절 전 국회에 계류된 민생 법안이 없게끔 한 뒤 국민께 명절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우선 처리 대상으로 정한 민생법안으로는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필수의료 관련 법, 임금채권 보장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자녀가 만 8세 이하까지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청년고용촉진특별법 등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월 27일 국무회의에서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질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 제안대로 5일 본회의에서 비쟁점 법안을 합의 처리한다면 9~11일 대정부질문 일정을 고려하면 사법개혁 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을 비롯한 검찰개혁 법안 등의 처리는 설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이 쟁점법안 처리 저지를 이유로 필리버스터에 나서면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그간 형법 일부개정법률안(법왜곡죄 신설),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법 도입) 등 이른바 사법개혁 법안을 설 이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여러번 밝혔다. 한 정책위의장은 “사법개혁 법안은 늦지 않은 시기에 처리할 것이며, 2월은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는 있다”고 말했다.검찰개혁과 관련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2월 임시국회 내 처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물론 민생법안을 포함한 법안 처리에 야당이 적극적으로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여당이 2월 처리를 염두에 둔 대미투자법과 행정통합법(전남광주, 충남대전), 사법개혁법에 대해 야당은 여전히 부정적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충남·대전, 광주·전남 행정통합특별법 관련 법안을 당론 발의했다. 6.3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2월 안에 두 특별법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 등이 주민투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고, 성일종 의원 등 별도의 특별법은 발의했던 의원들은 중앙정부의 조세권 이양 등에 변화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미투자법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은 미국의 관세 문제와 맞물린 대미투자특별법에 대해선 한미 합의에 대한 비준 동의 절차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미투자법 처리는 비준 동의 이후의 문제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미국이 관세를 ‘행정명령’으로 조정했는데 이를 비준한다면 한국에만 구속력이 생겨 국익을 해친다며 비준 요구를 ‘자해 행위’라고 비판한다. 대미투자법을 놓고는 법안 처리뿐만 아니라 국회 대정부질문 기간에 관세 협상과 국회 처리 방식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 내부 정치일정도 바쁘게 돌아간다. 민주당은 2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을 중앙위원회에 상정한다. 개정안은 당 대표·최고위원 선거 시 적용하던 ‘대의원 가중치’를 폐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3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민주당은 지난달 22~24일 1인1표제 도입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권리당원 116만9969명 중 37만122명(31.64%)이 참여한 가운데 85.3%가 찬성했다. 정청래 대표의 핵심 공약으로 꼽히는 1인1표제는 지난해 12월 한 차례 추진됐으나, 중앙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이 통합논의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4일 최고위 보고 후 합당 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와 시도당별 토론회 일정을 정해 공론화 절차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 대표가 1인1표제에 이어 민주-혁신당 통합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당내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관심이다. 지방선거 공천국면과 맞물려 여당 내부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명환 박소원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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