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옛집 ‘문학 배움터’ 된다
강북구 우이동 주택 매입
용역 거쳐 활용안 구체화
한 강 작가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서울 강북구 수유리 옛집이 문학 배움터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10일 강북구에 따르면 구는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20대까지 거주했던 우이동 주택을 최근 매입했다.
대지면적 259㎡인 해당 주택은 지하 1층과 지상 1층으로 구성된 단독주택이다. 작가가 초등학생 무렵 수유동으로 상경한 이후 학창시절을 보내며 문학적 뿌리를 다져온 상징적인 공간이다. 작가는 여러 작품과 인터뷰에서 현 우이동인 수유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소설 ‘희랍어 시간’에서는 “수유리의 우리 집 기억하니… 마치 황홀한 환각 같던 그 광경”이라고 회상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집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간이 수유리 집”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강북구는 작가의 부친인 한승원 작가에게 편지를 보내 “주택을 문화자산으로 보존하고 문학정신을 잇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지난달 17일 최종적으로 매입 작업을 마무리했다. 구는 “지역 문학유산을 적극적으로 보존하고 미래 세대와 공유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문학의 힘이 살아 숨쉬는 강북을 만들기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는 기본계획 용역을 거쳐 작가의 옛집 활용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주택 기존 구조와 배치를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대수선할 방침이다. 단순한 기념공간을 넘어 주민과 방문객이 문학의 가치를 함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한승원·한 강 부녀가 거주했던 우이동 주택은 강북의 소중한 역사·문화 자산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한 강 작가가 세계 문학사에 남긴 성취가 강북의 뿌리에서 비롯된 만큼 그 정신을 보존하고 계승해 주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