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공정률 85%
10년간 14조 투자 석유화학 경쟁력 높여
신기술 도입, 산업 선도 기대
“석유화학 새 성장판 마련”
21일 찾은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현장은 대형 타워크레인과 각종 플랜트 기자재, 레미콘 트럭 등이 눈에 띄었다.
국내 석유화학 설비로 최대규모 118미터 높이 프로필렌 분리타워가 우뚝 솟아있다. 대형타워와 반응기 가열로 컴프레서 열교환기 저장탱크 등이 자리잡았다.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규모인 9조2580억원을 투자한 샤힌 프로젝트는 현재 전체 공정률 85%를 넘어섰다. 내년 6월 기계적 완공과 이후 시험운전을 거쳐 이르면 연내 또는 2027년초 상업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루 평균 1만1000명의 작업자들이 토목 철골 기계 배관 전기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신기술이 적용돼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TC2C(Thermal Crude-To-Chemicals) 수첨분해 반응기, 에틸렌을 생산하는 핵심설비 크래킹히터를 비롯한 주요 장치의 설치 마무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플랜트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이현영 현대건설 현장실장은 “건설현장이 좁고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철골 37%에 해당하는 모듈 101개를 사용하는 공정으로 최근 1년 사이에 공정률을 40%에서 85%로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원유 및 부산물을 석유화학 원료로 직결시키는 최신 기술인 TC2C 공정과 최대 수준의 스팀 크래커(에틸렌 생산능력 연 180만톤)를 비롯한 고효율 설비를 포함하고 있다. TC2C는 원유 등의 원료를 전통적인 방식 대비 간소한 분리 및 촉매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석유화학 원료용 유분(나프타)의 수율이 기존 설비에 비해 3~4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석유화학 불황과 구조조정 우려에 대해 에쓰오일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재편 대상 포함 여부를 떠나 샤힌 프로젝트가 탁월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쓰오일은 최근 10년 동안 14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1단계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RUC & ODC) 건설에 5조원을 투입해 2018년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바통을 이은 2단계 샤힌 프로젝트는 기초소재 산업의 성장에 대비해 석유화학 비중을 2배로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야심 찬 계획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급 불균형 등 위기에 직면해 사업구조 재편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들과 대비된다.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될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와 장기적 산업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에쓰오일은 기대한다. 더불어 기초유분의 안정적 공급을 바탕으로 전방산업 및 물류설비에 대한 추가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