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스페이스X에 우회 투자하는 방법

2025-10-22 13:00:01 게재

테슬라·구글 주식으로 우회 접근 … 펀드·ETF로 비상장 기업 담는다

미국 우주탐사 기술 기업인 스페이스X가 2025년에도 굵직한 성과를 달성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NASA 우주비행사 버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성공적으로 지구로 귀환시켰으며, 최근에는 오로라 보레알리스(Aurora Borealis) 연구 등 과학 실험을 위해 우주비행사들을 태운 채 사상 최초의 극궤도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부인 스타링크는 최근 유나이티드 항공여객기에 와이파이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내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혁신적인 기업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이 있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설립한 항공우주 회사로 장기적 사명과 현재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두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장기적 사명=머스크는 스페이스X가 궁극적으로 화성으로 인류를 이송하고 행성을 개척하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관점에서 이러한 큰 비전은 수익창출보다는 임무 달성을 위해 자금을 지출하는 비영리 법인의 모습처럼 비춰질 수 있다.

현재 수익 창출 사업=그러나 스페이스X는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적이며 재사용 가능한 우주선을 개발하는 주요 항공우주 계약업체로 성장했다. 현재 이 회사는 미국 내에서 우주 비행을 관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주요 사업 영역=로켓 제작을 위한 정부 제조 계약, 우주비행사 수송을 위한 정부 서비스 계약, 개인 수송을 위한 민간 서비스 계약, 위성 발사를 위한 정부 및 민간 서비스 계약, 스타링크를 통한 정부 및 민간 고속 인터넷 서비스 등이다.

민간기업 최고의 우주탐사 기술력 보유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2020년대 초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재무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는 2억달러에서 30억달러 사이의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페이스X가 현재 필요한 사업에 적합한 기업일 수는 있으나 여전히 의문점은 남아있다. 스페이스X는 우주 프로그램 자체에서는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모든 이익은 스타링크 서비스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보도는 스타링크가 공개되지 않은 높은 비용과 부채를 가지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 하는 등 이 서비스의 수익성조차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확실치 않아 재무 수치에 대한 추측이 필요하다. 블룸버그는 12월 내부자 지분 매입 거래로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약 3500억달러로 책정됐고, 7월에는 내부자 지분 매각 협의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약 4000억달러 수준으로 거론됐다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으며 비상업적 목표를 고려할 때 상장 가능성은 낮다.

스페이스엑스의 팰컨 9 로켓이 10월 19일 일요일 오후 1시 39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 40번 발사장에서 임무 10-17로 스타링크 위성 28기를 발사했다. 재사용 1단 부스터 B1067의 31번째 발사로 최다 기록을 세웠으며, 같은 발사장에서의 최단 발사 간격 기록도 경신해 직전 발사와의 간격은 약 55시간 30분이었다. UPI=연합뉴스

시장이 테슬라를 주목하는 이유

스페이스X는 비상장회사로 일반 소액 투자자들은 대부분의 경우 직접 투자할 수 없다. 상장기업과는 달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서나 공시 의무도 없다. 비상장회사인 만큼 공인 투자자(Accredited Investor) 또는 기관 투자자만이 기존 주주와의 사적 거래를 통해 스페이스X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소액 투자자가 공인 투자자로 인정받으려면 연평균 20만달러 이상을 벌거나 순자산이 100만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스페이스X에 간접적으로 투자 하는 방법이 서서히 알려지고 있다. 스페이스X의 경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투자 방식이 있다. 일론 머스크의 다른 회사, 테슬라(TSLA)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스페이스X 자체의 IPO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일론 머스크는 이전에 “스타링크 서비스가 향후 IPO를 할 경우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테슬라의 장기 투자자들에게 우선권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당분간 상장계획이 없다고 하나 한 발 앞선 투자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구글(Google, 알파벳) 주식 매입 또한 우회 투자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구글은 과거 2015년경 피델리티(Fidelity)와 함께 스페이스X에 약 10억달러를 직접 투자해 상당한 지분(Equity Stake)을 확보한 바 있다. 따라서 구글의 상장 주식(GOOG)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비상장 상태인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 상승분이 구글의 자산가치에 반영되는 효과를 통해 간접적인 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테슬라에 투자해 미래 IPO 우선권을 기대하기보다는 구글의 대차대조표에 기록된 실제 지분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테슬라 투자와는 구별되는 전략이다.

2분기 구글의 정기공시에 따르면 상반기 누적 비상장 지분 평가이익은 약 95억달러(약 14조원), 비상장 지분증권 장부가액은 498억달러(약 71조원)로 잡혔다. 이러한 간접 노출은 스페이스X가 비약적으로 성장하여 지분 평가 가치가 높아질 경우 구글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코스타(SATS) 통한 우회투자

에코스타(SATS)를 통한 우회 투자도 거론된다. 에코스타는 9월 스페이스X에 AWS-4와 H 블록 주파수 라이선스를 약 170억달러에 넘기기로 합의했는데, 대금은 현금 최대 85억달러와 스페이스X 주식 최대 85억달러로 구성돼 거래 종결 시 에코스타가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에코스타 현재 시총 214억달러의 약 40%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다만 이 거래는 미 연방통신위원회 승인과 절차가 남아 있고, 회사 측은 종결 시점을 2027년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도 크다. 따라서 에코스타 주식을 통한 간접 노출은 스페이스X 가치 상승의 수혜 가능성과 규제·종결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 하나는 스페이스X가 열어갈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다. 스타링크는 기존 인터넷 서비스의 직접적인 경쟁자이지만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모두 통신을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 역할을 한다. 전세계 고속 인터넷을 목표로 하는 스타링크의 성공은 통신 및 위성 관련 기업들의 총 유효 시장(TAM) 확대를 도울 수 있다. 버라이즌(VZ) 또는 AT&T(티커:T) 등 대형 통신사, 통신 인프라 관련 ETF가 해당한다.

다른 한가지 방법은 우주 비행 및 로켓 설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일론 머스크의 공개적인 논란이 미국 정부가 스페이스X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그 자금이 로켓랩(RKLB)이나 버진 갤럭틱(SPCE)과 같은 소규모 우주 벤처로 흘러갈 수 있다는 추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록히드 마틴(LMT), 노스롭 그루만(NOC),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RTX) 등 전통적 방위산업 기업도 TAM 확대 혜택을 함께 누릴 것이다.

캐시우드 펀드, 스페이스X 9.42% 보유

마지막으로 펀드를 통한 투자가 있다. 공모 펀드가 비상장 자산을 제공하는 것은 흔치 않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투자자는 비상장 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 뮤추얼 펀드나 ETF를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ARK 벤처 펀드(ARKVX), 데스티니 테크 100 뮤추얼 펀드(DXYZ)는 스페이스X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RKVX는 최근 10월 초 보고서에 9.42%(최대 보유 종목)를 담고 있고, 올해 6월 DXYZ 공식 자료 기준으로 51.9%의 지분에 대한 경제적 권리를 가진다.

XOVR ETF는 비상장 혁신기업(특히 스페이스X)과 상장 대형 성장주에 투자하는 미국 ETF다. 2024년 12월부터 스페이스X 지분을 8~11% 수준으로 보유하며 개인이 비상장 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ETF다.

스페이스X가 비상장 회사이므로 주식을 직접 매수할지에 대한 질문보다는 회사의 성장에 어떻게 수익을 얻을지, 그리고 이러한 투자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적합한지에 대한 질문이 더 중요하다. 비상장 스페이스X에 대한 소액 투자자 접근은 테슬라나 연관 기업 주식, 펀드 또는 ETF를 통한 간접 노출이 유일하다. 또한 우주 산업 투자는 변동성이 커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소규모 비중으로 접근해야 한다. 스페이스X 투자는 장기성장 및 고위험 감수 능력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에게만 적합하며, 수익 또는 자기 자본 보존이 목표라면 매력이 떨어진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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