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에 조력자·도약대·동반자 되겠다”

2025-10-27 13:00:34 게재

이 대통령, 한·아세안 정상회의서 비전제시

“아세아나폴 공조해 초국가범죄 근절 협력”

사기·감금사태 후 캄보디아와 첫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간 관계 발전 비전으로 ‘C·S·P(조력자, 도약대, 동반자)’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전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를 방문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아세안 관계가 ‘이웃사촌’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함께하는 이웃은 피를 나눈 친척과도 같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은 금융위기와 팬데믹, 자연재해 등이 닥칠 때마다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온 자랑스러운 경험이 있다”면서 “한-아세안 관계 40주년인 2029년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한국 개최를 준비할 것”이라고 알렸다.

특히 2029년을 바라보며 현재 아세안과 수립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영어 약자(CSP)에 맞춰 새로운 발전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한국은 아세안의 ‘꿈과 희망을 이루는 조력자(Contributor)’가 되겠다”면서 “한-아세안 연간 상호방문 1500만 명 시대를 열고 ‘사람 중심의’ 아세안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아세안의 ‘성장과 혁신의 도약대(Springboard)’가 되겠다”면서 “한-아세안 간 연간 교역액 3000억달러 달성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은 아세안의 ‘평화와 안정의 파트너(Partner)’가 되겠다”며 “한국은 초국가범죄, 해양안보, 재난·재해 등 역내 평화와 안정 수요에 보다 적극적으로 부응함으로써 ‘회복력 있는’ 공동체 형성의 협력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날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캄보디아 정상과도 정상회담을 열고 초국가범죄에 대한 강력한 근절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스캠범죄 문제 때문에 우리 국민들 전체가 매우 예민한 상태인데 캄보디아 당국이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각별한 배려를 해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한국과 캄보디아가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단계의 협력 관계를 맺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도 한국과 캄보디아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면서 특히 “한국인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사망하는 불행한 일이 있었다.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면서 “캄보디아 경찰 당국은 즉시 조사를 하고 범인들을 체포했다. 스캠에 관련된 인사들을 추적하기 위해 한국과 함께 공조하고 있다”고 자국의 노력을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한-캄보디아 정상회담과 관련해 “캄보디아 내 사기·감금 피해 대응 관련 정상 차원에서 직접 소통하는 첫 계기로 한·캄 정상 차원의 공조 의지 확인 및 구체적 협력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스캠범죄 관련해서 “최근 법집행 사각지대인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스캠센터 등 조직적 범죄단지가 확산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많은 청년들이 초국가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면서 “한국 경찰청은 아세아나폴과의 수사 공조를 통해 조직적 범죄단지를 근절하고 초국가범죄가 이 지역에서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세안 각국 및 아세안 차원에서의 긴밀한 형사·사법 공조를 통한 문제 해결 또한 모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부터 이번 주 경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까지 이어지는 정상외교 슈퍼위크를 맞아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를 떠나 귀국길에 오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국빈 방한과 APEC 정상회의 준비에 매진하기 위해서다. 다만 아세안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등이 참석중인 만큼 현지에서 짧은 조우 등이 있을 수도 있다.

쿠알라룸푸르=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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