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창업 인재’ 진입장벽 낮춘다
서울시, 기업+외국인과 머리 맞대고
당사자들 희망하는 ‘맞춤 지원’ 모색
“창업을 했는데 회사에 외국인을 유치하기 힘들어요.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요?” “서울이 아닌 지방에 있는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학생들도 저도 개인적으로 사업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서울파트너스하우스 컨벤션홀. 국내에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과 연구자, 창업을 했거나 준비 중인 외국인, 서울에 둥지를 틀고 싶어 하는 해외 새싹 기업(스타트업) 관계자 등 1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창업하기 좋은 도시’ 세계 8위인 서울에 외국인 창업자를 유입시키고 외국인 창업환경을 활성화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서울글로벌센터 글로벌스타트업센터와 손잡고 국내·외 기업인들까지 함께하는 판을 펼쳤다. 지난 24일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플레이 그라운드’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구상이 중요한 창업가들에게 서울이 ‘놀이터’ 같은 장이 되고 열린 토론을 할 수 있는 무대가 되길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서울시는 그간 외국인 인재 유치를 위해 지속적으로 비자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창업이민종합지원시스템(OASIS) 운영, 외국인 투자기업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는 관계자들이 실질적으로 교류망과 협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해외 유망 스타트업과 국내 기업간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창업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담기겠다는 취지도 있다.
서울시 정책부터 공유했다. 남궁 선 서울경제진흥원 팀장은 서울이 보유한 고급 인력과 기술 상업화에 적합한 환경, 최상위급 디지털 기반시설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21개 창업지원센터를 통한 육성과 세계시장 진출 지원, 상호 성장을 위한 기업간 연계·협력 지원, 우수 창업기업 발굴 및 투자 등 스타트업 성공을 위한 서울시의 기여 방법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스타트업 ‘에버릭스’는 해외 인재 입장에서 본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캐롤리나 보이타스 전략개발 이사는 767억 달러에 달하는 소비자 전자산업 가치, 삼성 엘지 등 선도적인 기업, 디지털 기반시설, 서울스마트시티와 같은 첨단 프로젝트 등을 꼽았다. 그는 소통방식 의사결정 명함예절 등 외국과 다른 한국의 사업문화도 소개해 참여자들 호응을 얻었다.
해외 스타트업 3곳은 회사 소개에 더해 한국시장 진출 의지를 피력하며 국내 기업과 관련 기관에 구애를 했다. 농업 폐기물 기반 고분자 기술을 보유한 일본 기업, 국내·외 개발자와 한국 기업을 연결하는 프랑스 기업 등이다.
말미에는 참여자들 모두가 창업인재 유치 확대와 지원정책 개선 방향에 목소리를 보탰다. 서울시 관계자들에 나카오 쿄오지 ‘이에프 폴리머’ 최고마케팅경영자와 플로리안 루닷 ‘데브 코리아’ 최고경영자가 합류해 그간 경험을 토대로 창업기업과 예비창업자들 궁금증 해소를 도왔다. 비자와 세금 문제부터 창업 지원기관과 관련 정보 등 다양한 내용들이 나왔다.
해외 창업 인재들이 현장에서 공유한 각종 사례와 직접 겪었던 어려움 등은 관련 정책 개선과 맞춤형 지원책으로 구체화될 예정이다. 임재근 외국인이민담당관은 “다양한 창업 관계자들 목소리를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다”며 “관계 기관과 협업해 우수한 창업인재가 유입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현장 목소리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