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한중, 호혜적 협력 발전” 시 주석 “지역 평화에 긍정적 에너지”
이 대통령, ‘국빈방한’ 시 주석과 첫 한중정상회담
“북과 대화 재개 위한 한중 전략적 소통 강화 기대”
바둑판·나전칠기 선물 … ‘맛의 교류’ 역사 담은 만찬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국빈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열고 “한중관계의 호혜적 협력 관계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더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중정상회담은 오후 3시 50분부터 5시 25분까지 95분간 진행됐다.
한중정상회담, 공식환영식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국립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지난 30년 간 한국 양국이 발전시켜 온 상호 보완적인 협력 관계는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간 경제 협력 구조가 수직적인 분업 구조에서 수평적인 협력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 북한의 고위급 교류가 활발한 점을 언급하며 “대북 관여의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러한 양호한 조건을 활용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 주석과 이 대통령 모두 지방에서 정치 경력을 시작한 점과 관련해 “우리 두 사람이 지방에서부터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국가지도자로 성장한 공동의 경험은 양 국민이 체감하는 한중 관계의 실질적 성과 만들어나가는 좋은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 주석은 “양국은 이사갈 수 없는 중요한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면서 “수교 33년 이래 양국이 사회 제도와 이데올로기 차이를 뛰어넘어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서로의 성공을 도와주며 공동 번영을 이뤘다”고 양국 관계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것이 언제나 양국 국민들의 이익에 부합하고 시대 흐름에 순응하는 정확한 선택”이라면서 “중국은 중한 관계를 중시하고 대한국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측과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심화하며 공동 이익을 확대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해서 중한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중정상, 정상회담 기념촬영
이날 정상회담 일정은 시 주석이 전통 취타대의 선도와 호위 속에 입장해 이재명 대통령의 환영을 받는 것으로 시작됐다. 두 정상은 박물관으로 이동해 방명록에 서명한 후 의장대를 사열했고, 바로 정상회담장으로 함께 이동했다.
정상 간 논의 후에는 민생분야 실질협력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양국 정부 부처들 간에 체결한 문건을 교환했다.
국빈방한인 만큼 정상 간 친교의 시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본비자 바둑판’과 ‘나전칠기 자개원형쟁반’을 선물했다. 양 정상 모두 바둑을 좋아한다는 점, 11년 전 시 주석 방한시 우리측이 바둑알을 선물했다는 점을 고려하여 준비된 선물이다.
대통령실은 “당시 선물했던 바둑돌을 놓을 수 있는 최고급 비자나무 원목으로 만든 바둑판 위에 한중 양국의 인연이 아름답게 펼쳐지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나전칠기 자개원형쟁반은 오랜 역사를 가진 우리의 전통 나전기법으로 만든 것으로, 오래 이어져 온 한중간 우호관계를 지속 계승·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는 마음을 담았다.
이 대통령 주최 국빈만찬은 한중관계 발전에 기여해 온 우리 정치·경제·문화계 인사 및 중국측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이번 국빈만찬 메뉴는 양국이 오랜 세월 서로의 음식 문화를 전하고 나누며 이어온 교류의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양국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즐겨 먹어온 만두 메뉴로 양국 간 ‘맛의 교류’의 긴 역사를 표현했다. ‘중국을 사로잡은 한국의 맛(닭강정)’과 ‘한국을 사로잡은 중국의 맛(마라 소스 전복)’을 함께 선보여 양국 간 우정도 표현했다. 또 시 주석이 즐겨 찾는 술로 알려진 몽지람을 함께 내놓아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귀한 손님을 환영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대통령실은 “시 주석의 이번 국빈방한은 이재명 정부의 ‘국익중심 실용외교’ 기조에 따라 한중관계의 전면 복원이 본궤도에 들어서고 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5년 간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공동의 원칙과 방향을 설정하고, 양 국민의 민생에서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한중관계 발전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거양해 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주=김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