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지 논란’ 얼룩진 대통령실 첫 국감

2025-11-06 13:00:27 게재

김 부속실장, 증인 채택 불발되며 국감 불참 … 국민의힘 “성역 없어야”

강훈식 비서실장 “불법 계엄 큰 고비 넘겼지만 대한민국 여전히 위기”

6일 이재명정부 첫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선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둘러싼 공방이 펼쳐졌다. 여야는 전날까지 김 실장의 증인채택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등 기관증인들이 참석했지만 증인채택과 관련해 여야가 거세게 대립했던 김 실장은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여당에선 김 실장이 오전 시간대에만 출석하도록 하는 절충안을 냈지만 국민의힘이 종일 출석을 요구하며 합의를 보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 실장이 불출석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실장의 각종 의혹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김 실장이 총무비서관으로 근무하며 각종 인사에 개입하지 않았는지부터 과거 이 대통령 재판에 대한 관여 여부 등이 핵심 쟁점이다. 전날에도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운영위원회에서 김 실장에 대해 증거인멸교사,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등을 제기하며 검증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당과 대통령실은 김 실장의 증인채택 무산을 국민의힘 탓으로 돌리면서 김 실장에 대한 공세 화력을 낮추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특히 국감이 열리는 시점 기준으로 새 정부가 국정운영을 담당한 기간보다 전 정부 기간이 더 길다는 점에서 전 정부 관련 따져볼 일이 더 많다는 게 여당 입장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관저 의혹이나 최근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수수를 시인하는 등 제기할 수 있는 이슈들이 훨씬 많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

대통령실에선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과가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야권의 공세가 여론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의 첫 국감인만큼 준비는 단단히 했다는 후문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대통령 비서실 업무보고를 통해 “이재명 정부와 대통령 비서실은 탄핵이라는 비극 속에서 치러진 선거로 인수위도 없이 맨바닥에서 출범했다”면서 “지난 5개월 동안 대통령 비서실 전 직원들은 무너진 나라의 기초부터 다시 세운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벌어진 불법 계엄 사태로 큰 고비는 넘겼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위기와 도전 속에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위기 속에서 반드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형선 박소원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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