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승태 순천대 부총장 “10만 인재 양성으로 전남 살릴 것”

2025-11-09 20:29:46 게재

“교육자치 실현해 지역 맞춤형 교육 펼칠 것”

“선심성 현금살포 아닌 인재 집중 육성”

문승태 부총장
내년 6월 전남교육감 선거에 도전하는 문승태 국립순천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은 37년간의 교육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10만 인재 양성책으로 전남의 미래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교육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교육이 삽니다.”

전남이 45년째 쇠락의 길을 걸으며 소멸 위기에 놓인 가운데 교육을 통한 지역 재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내년 6월 전남교육감 선거에 도전하는 문승태 국립순천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은 37년간의 교육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10만 인재 양성책으로 전남의 미래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987년부터 37년간 교사와 교수로 또 교육부와 대학의 행정 현장에서 교육의 길을 걸어온 문 부총장은 중등학교에서 15년 11개월 교직 생활을 한 뒤 교육부 진로교육정책과장을 역임했다. 현재 국립순천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 통합의대설립 공동준비위원장 한국농·산업교육학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진로교육학회장을 지냈다. 문 부총장과의 인터뷰는 9일 서면으로 이뤄졌다.

문 부총장은 “지역과 교육은 하나”라며 “교육이 곧 지역의 생존전략이자 우리가 다음 세대에 물려줄 가장 값진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 전남교육감에 도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37년 동안 교사와 교수로 또 교육부와 대학의 행정 현장에서 교육의 길을 걸어왔다. 그 과정에서 얻은 확신은 지역과 교육은 하나라는 사실이다. 교육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교육이 산다. 우리 전남은 45년째 쇠락의 길을 걸어 소멸 위기에 놓였다. 이를 다시 세우는 길은 인재 양성밖에 없다. 독립군이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지휘관을 키웠듯 전남도 10만 인재 양성책으로 돌파해야 한다. 교육이 곧 지역의 생존전략이자 우리가 다음 세대에 물려줄 가장 값진 유산이다. 저 문승태 반드시 교육으로 전남을 살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겠다.

● 현재 전남교육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현재 전남의 교육정책은 교육보다 정치 쇼에 치중해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180억원을 쏟아부은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는 단 5일짜리 행사였을 뿐 교육 현장에 남긴 성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중 홍보비만 34억원이다. 이는 순천시의 1년치 홍보예산과 맞먹는다. 보여주기식 이벤트를 위해 아이들의 미래를 낭비한 셈이다. 교육환경개선사업도 문제다. 무슨 일을 하든 일단 비싼 장비 구입이나 인테리어부터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현장을 살리는 투자가 아니라 전시행정에 불과하다. 교육은 장비도 중요하지만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

● 선심성 현금 살포 정책에 대한 견해는

선심성 현금 살포 정책은 교육을 망치는 최악의 포퓰리즘이다. 초등학생 전원에게 월 10만원씩 주는 데 매년 1000억원 가까이 들어간다. 그러나 교육적 효과는 의문이고 사실상 지자체와 정부가 맡아야 할 복지를 교육청이 흉내 내는 생색내기일 뿐이다. 교육청은 돈을 나눠주는 곳이 아니라 인재를 키우는 곳이다. 같은 예산으로 선심성 현금 살포가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확실한 결과를 내야 한다.

● 전남교육 현장의 현실을 어떻게 보는가.

지난해 순천 한 중학교 교사가 던진 말이 오랫동안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내가 아이들의 진정한 스승이라는 자존감이 살아나고 교육의 가치가 회복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다.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새겼고 전남교육의 현 주소를 짚어보게 됐다. 교실에서 엎드려 자는 아이를 깨울 수 없는 교사,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다며 이생망을 외치는 학생들, 꿈을 잃어버린 자식을 보면서 가슴아파하는 부모들이 지금의 현실이다. 일탈행동을 지도하는 생활지도 교사가 폭력교사로 몰려 법정에 서는 게 지금의 교육현실이다.

● 전남교육 통계로 본 문제점은 무엇인가.

전남 교육통계에 따르면 2023년과 2024년에 유치원생 603명이 가족과 함께 전남지역을 떠났다. 2024년 한 해에만 전남지역 초중고생 1142명이 학교를 떠났다. 이른바 학업중단자가 된 것이다. 학업중단자 중 고교생이 886명으로 가장 많았다. 2024년 한해 안전사고는 4726건으로 2021년에 비해 1933건이나 증가했다. 2021년부터 2025년 7월까지 교원 350명이 교단을 떠났고 같은 시기 교원 26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초중고생 89명은 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은 29명이나 됐다. 특히 자살학생에 대한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려워 예방정책을 세우지 못했다. 교육계는 심리부검이 시급하다며 대안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당국과 교육청은 침묵했다. 불안하고 초라한 전남교육청 성적표라는 평가다.

● 교육감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10만 인재 양성책을 추진하겠다. 전남의 미래는 결국 인재에 달려 있다. 10년간 매년 1만명씩 총 10만명의 인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 인재 한 명당 최소 1000만원을 집중지원 하겠다. 아낌없이 지원해 전국과 세계로 내보내고 연어처럼 돌아온 인재들이 전남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도록 하겠다. 인재를 발굴하고 제대로 키우는 정책을 펼쳐 전남 전체를 인재 사관학교로 만들겠다.

● 전남교육자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남 22개 시군구는 많은 섬과 각기 다른 환경을 갖고 있다. 획일화된 교육환경이 아니라 지역에 맞는 교육자치를 실현해야 지자체도 교육도 공생이 가능하다. 순천시를 전국 최고의 친환경 교육도시로 만들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과 미래사회 청사진을 제시하며 한국과 국제사회 모델을 만들어 낼 것이다. 친환경 관련 각종 국제 포럼을 통해 순천시의 위상을 높여나가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려 한다. 광양을 철강산업의 메카로 목포는 국제사회의 조명을 받는 해양과 조선 산업의 교육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여수는 최근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여수 산단 노동자 자녀들이 교육에 어려움이 없도록 정부와 기업 교육청이 나서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 대학과의 연계 방안은 무엇인가.

국립순천대학과 친환경 교육을 여수전남대학교와는 미래산업 교육과정을 설계해 지역에서 키운 학생들을 취업까지 책임지는 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국립목포대학교의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해 해양과 조선에 관심 있는 전국 청소년들을 목포로 오게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청과 대학의 우수한 인프라를 융합시키는 전남교육자치를 전국 최초로 만들어 낼 것이다. 학교 혼자서는 안 된다. 지자체·기업·주민·대학이 함께하는 교육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아이들이 전남에서 배우고 일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진로교육에 대한 구상은 무엇인가.

잠시 교육부에서 자유학기제 안착에 도움을 주는 정책을 설계해 현장에 적용했다. 아이들의 재능과 적성에 맞는 맞춤형 진로교육 시스템을 완성시켰고 지금도 일선 학교에서 활용하고 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진로교육 효과는 매우 컸다. 학교폭력근절 대인관계 회복 미래사회 희망 학업중단자 감소 등 많은 긍정적인 교육 효과가 현장 교사들을 통해 입증됐다. 학생에겐 다양한 진로 체험 기회를 교사에겐 국내·외 전문 연수 기회를 보장하겠다. 아이들의 꿈과 교사의 성장을 동시에 지원하는 전국 역대 최고의 진로 정책을 실현하겠다.

● 교육행정 개선 방향은

교육학자들은 교육을 종합예술이라고 부른다. 교육행정의 꽃은 예산과 인사에 있다. 교육청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려면 투명한 예산 설계와 집행 공정한 인사가 핵심이다. 예산은 교육백년을 보장할 수 있도록 편성되고 집행되어야 한다. 교육예산편성의 기본은 아이들의 안전과 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우선의 가치를 두어야 한다. 교육현장에서 공정하게 검증을 거쳐 추천된 사람들이 우대받는 인사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덕망을 쌓은 사람들이 교육현장에 넘쳐나며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출신지역과 학벌을 뛰어넘는 인사혁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 현장과의 소통 방안은

정책은 반드시 교실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우문현답 정신으로 교사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겠다. 특히 일선 학교 정책은 현장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삼겠다. 아이들이 경쟁교육에서 벗어나 재능과 적성을 살려내는 교육이 미래교육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그래야 아이들의 생각하는 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민주사회 시민으로 성장하는 교육의 장을 만들어갈 것이다.

● 전남 교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남 교직원 1만9537명에게 간곡하게 부탁한다. 교육자치 실현으로 전남교육 희망을 다시 세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래야 인권의 존엄함과 가치를 바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러한 교육현장의 성과를 대학 정책과 융합해 초중고에 안착시키고자 한다. 전남 도서지역은 생태 탐험과 체험 치유의 공간으로 발전 시켜 수도권과 타 지역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회복과 생태교육의 장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이와 관련된 청년들이 전남지역 교육현장에 취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해 나갈 것이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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