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별력 키우려 면접 확대하는 대입, 대응법은

2025-11-12 13:00:00 게재

학생부 평가 항목 간소화 후 면접 신설 대학 증가 … 내신 5등급제·통합형 수능 도입되는 2028학년 확대 전망

준비하기 까다롭다며 학생부종합전형을 염두에 두면서도 면접은 피하려는 학생이 많다. 한데 최근 수시를 보면 면접을 포함한 종합전형을 신설하거나 면접의 비중을 높인 대학이 여럿이다. 앞으로는 학생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면접이 확대될 거란 예상도 들려온다. 면접을 제대로 대비한다면 수시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한다. 면접 전형을 제대로 알기 위해 대학별 전형 변화부터 경쟁률 합격선, 면접의 실질 영향력까지 살펴봤다. 여전히 면접이 걱정인 학생을 위해 대비법도 함께 알아본다. 5등급제와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2028 수시를 앞두고 대학은 약해진 내신 수능 성적의 변별력을 보완할 수단을 고민 중이다. 수시에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도입하거나 정시에 학생부 평가를 도입하는 대학이 늘었고 동시에 면접을 활용한 정성 평가가 확대될 거란 예측이 나온다. 면접 반영 비율과 면접의 영향력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면접형 종합전형의 합격선과 경쟁률은 통념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5등급제와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2028 수시를 앞두고 대학은 약해진 내신 수능 성적의 변별력을 보완할 수단을 고민 중이다. 수시에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도입하거나 정시에 학생부 평가를 도입하는 대학이 늘었고 동시에 면접을 활용한 정성 평가가 확대될 거란 예측이 나온다.

대입 개편의 영향으로 면접이 주목받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24학년에도 대입 전반에 큰 변화가 있었다. 수상 실적, 자율동아리 활동, 독서 활동 등이 대입 반영 항목에서 빠지고 자기소개서가 폐지됐다. 자연스레 종합전형에서는 학생의 눈에 띄는 학업 성취 탐구 활동을 기록하는 항목인 데다 기재 의무화로 분량이 늘어난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과 학생부 기록의 신빙성과 학생의 구체적인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면접에 관심이 집중됐다.

◆2024 대입부터 면접 확대한 대학 늘어 = 실제로 성균관대는 2024학년 2단계에서 면접을 30% 반영하는 과학인재전형을 신설해 자연계열 학생을 선발했다. 또한 의예과 사범대학 스포츠과학과가 치르던 면접의 반영 비율을 20%에서 30%로 높였다. 한국외대 면접형, SW인재전형은 원래 1단계 성적 60%, 면접 40%로 평가했으나 2024학년엔 각각 50%씩 반영했다.

2025학년에도 일부 주요 대학의 면접 비중 확대가 눈에 띈다. 한양대는 학생부종합(면접형)을 신설해 사범대학 학생 선발에 활용했다. 숙명여대는 면접형과 서류형으로 나뉘어 있었던 숙명인재전형을 하나로 통합해 면접형으로만 391명을 선발했다. 서울시립대는 면접형 종합전형의 면접 반영 비율을 40%에서 50%로 높였다.

2026학년엔 이화여대가 미래인재전형-면접형을 신설해 총 206명을 선발했다. 한양대는 면접형의 모집 단위를 공과대학 일부 학과와 한양인터칼리지학부(자연)까지 확대하고 제시문 기반 면접을 도입했다. 성균관대는 글로벌융합학부 선발에 면접을 신설했다.

중앙대는 CAU탐구형인재의 1단계 선발 인원을 2.5배수에서 3.5배수로, 3.5배수에서 5배수로 확대해 보다 많은 학생이 면접의 기회를 얻게 됐다. 또한 의학부에 한해 CAU융합형인재전형에서도 면접 30%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중앙대 의학부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면접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 고2가 치를 2027 수시에서도 면접 확대 양상은 유지될 전망이다. 한양대는 2027학년부터 의예과 16명을 서류형이 아닌 면접형으로 선발한다. 연세대는 국제형의 2단계 면접 대상자를 4배수에서 5배수로 확대했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 후 첫 대입인 2028 수시는 어떨까. 현재는 경희대와 서울대만이 구체적인 전형 계획을 공개한 상태다. 이 중 서울대는 새롭게 SNU 역량평가 면접을 도입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SNU 역량평가 면접은 현실적인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창의적 문제 해결 면접, 프로젝트성 과제를 수행하는 융합적 과제 수행 면접, 분석적 주제 토론 면접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면접 반영 비율과 실질 영향력 별개 = 면접이 있는 종합전형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성적 학생부 기록을 면접으로 보완하고 합격할 가능성이 있어 상향 지원에 나선 학생이 몰린다고 알려져 있다. 그 탓에 서류 100% 전형보다 경쟁률이 높고 합격선이 낮다는 이야기가 많다. 입시 전문가들은 면접 전형의 입시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반적인 인식과 간극이 있다고 말한다.

우선 면접 반영 비율과 면접의 영향력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면접으로 인해 최종 순위가 뒤바뀌는 비율인 실질 영향력을 살펴보면 면접 반영 비율이 동일한 대학 간에도 차이가 상당하다. 국민대의 2단계 면접 반영 비율은 건국대 경희대와 30%로 동일하지만 실질 영향력은 20% 이상 차이가 난다.

허 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민대 단국대 숭실대 세종대는 지원자층의 경쟁력이 비슷하고 1단계 선발 인원이 3배수 정도로 타 대학에 비해 많지 않다”며 “1단계 성적의 편차가 크지 않은 집단 안에서 경쟁하다 보니 면접으로 순위가 뒤바뀌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원자층의 성향은 합격선에도 영향을 미친다. 해당 대학은 다른 대학에 비해 면접이 있는 종합전형과 서류 100% 전형의 합격선에 큰 차이가 없다. 세종대의 경우 2024학년 자연계열은 서류형과 면접형의 최종 등록자 평균 등급이 동일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장지환 서울 배재고 교사는 “전에는 면접에서 역전을 노리는 경우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서류 경쟁력이 좋은 학생이 면접까지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대학의 면접형 종합전형에도 상대적으로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이 몰리는 데다 지원자간의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서류 100% 전형과 합격선이 비슷하게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한국외대의 입시 결과는 통념과 비슷하게 면접이 있는 종합전형의 합격선이 서류형 종합전형보다 낮게 형성된다. 실질 영향력을 보면 면접에서 최종 순위가 뒤바뀌는 비율이 높다. 언어문학 분야에 특화된 학과가 많은 한국외대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내신 성적이 낮지만 관련 진로 역량이 뛰어난 외국어고 학생이 다수 지원 합격한 결과로 해석된다.

면접형 종합전형의 경쟁률이 서류형보다 높다는 인식은 사실일까. 대개 그렇지만 예외는 존재한다. 고려대의 경우 면접을 반영하는 계열적합전형의 경쟁률이 그렇지 않은 학업우수전형보다 낮다.

허 수석연구원은 “특히 고려대의 면접형 종합전형인 계열적합전형은 제시문 면접을 실시하고 특목 자사고 출신 지원자가 많은 편이라 지원에 부담을 느끼는 수험생이 많다”며 “반면 서류형 종합전형은 수험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고 학생이 선호해 지원자가 많고 경쟁률도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원자층뿐 아니라 면접 일자도 경쟁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수능에 강점이 있는 지원자는 가채점 결과에 따라 면접 응시 여부를 결정하길 원해 면접이 수능 이후인 전형의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고려대의 경우 면접을 수능 이전에 치른다는 점이 경쟁률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반면 한국외대는 2026학년 면접 일자를 수능 전에서 후로 바꾼 점이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유창한 말하기보단 논리적 답변 중요 = 대입 면접은 크게 학생부 기반 면접, 제시문 기반 면접, 다중 미니 면접(MMI)으로 나뉜다. 최상위권이 선호하는 대학과 일부 의과대학을 제외하면 대부분 학생부 기반 면접을 실시한다. 학생부 기록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자신에게 맞는 예상 질문을 구성해 연습해야 한다.

이재영 서울 면목고 교사는 “처음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은 말하기보다 쓰기를 먼저 연습하길 권한다”며 “유창한 말하기에 앞서 의견을 논리적이고 타당하게 풀어내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답변에는 활동 동기, 진행 방법, 추후 활동 계획을 포함해 자신의 성장 과정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예상 질문과 답변이 준비된 후에는 실제 시험 상황과 비슷한 모의 면접이 필수다. 모의 면접은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시험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미리 점검할 기회다.

유태혁 서울 세화여고 교사는 “모의 면접에서는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며 “면접은 결국 의사소통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기보다는 상대방이 알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면접 시간이 한정돼 있으므로 답변 분량이 적절한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모의 면접에서조차 긴장이 심한 학생은 공식적인 말하기에 익숙해지는 것이 급선무다. 평소 교과 수업 시간에 발표나 토론 등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 도움이 된다.

면접이 확대되면 사교육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특히 서울대가 2028 면접 변화를 예고한 후 이전보다 어려워진 면접을 대비한다는 학원가의 마케팅이 성행 중이다. 사실일까. 오랫동안 면접을 지도해온 교사들은 고개를 젓는다.

이 교사는 “서울대가 도입할 예정인 역량 중심 면접을 특별히 더 어렵게 느낄 필요는 없다”라며 “역량은 궁금증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길러진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도 선호도 높은 대학은 탐구 활동을 통해 학습한 교과 지식을 깊이 있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에 대비해 활동에서 다룬 개념이나 이론을 확실히 숙지하는 것은 기본이고 관점이나 조건을 바꾸는 등 사고를 확장하는 연습을 하도록 지도했다”며 “평소에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들이면 면접에서 이어지는 꼬리 질문에도 어렵지 않게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서울대 면접은 깊이를 더할 뿐 난도가 높거나 압박감이 심한 질문을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그 외 대학 대다수는 서류 기반 면접이라 수험생의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 면접 확대에 벌써부터 부담을 느끼거나 사교육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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