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에너지 협력 새 장…제3국 원전 공동 진출”
이 대통령, UAE 일간지와 서면 인터뷰 … 17~19일 국빈방문
“4대협력 넘어 첨단기술 등 미래지향 분야로 협력 확대하기로”
동포 만나 “한-UAE, 제3세계로 같이 진출하는 경제 공동체로”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너지 협력과 관련해 “바라카 원전 건설 및 운영의 성공을 바탕으로 양국은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며 “제3국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17일(이하 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중이다.
이 대통령은 아부다비 방문 이틀째인 18일 공개된 UAE의 대표 일간지 ‘알 이티하드’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소형모듈원전(SMR)과 차세대 원전 기술 분야에서 UAE와 협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전 세계 SMR 투자 규모는 2050년까지 67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K-원전 수출 1호’로 꼽히는 바라카원전에 대해 “지난해 9월 4호기가 운전을 시작함으로써 12년에 걸친 건설 과정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면서 “완전한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UAE 전력 수요의 25%를 공급하는 바라카가 인공지능·첨단 제조업 등 UAE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추진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국과 UAE가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중인 사례로 한국서부발전이 참여한 1.5GW 규모의 아즈반 태양광 발전단지와 한국남동발전이 UAE의 국영 재생에너지 기업 ‘마스다르’와 함께 제3국에서 진행중인 재생 에너지 공동 프로젝트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이 사례들에 대해 “양국 간 강력한 재생 에너지 협력의 핵심 사례”라면서 “UAE의 풍부한 태양 에너지 잠재력과 한국의 세계적 수준의 배터리 기술을 결합한 재생 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 협력은 친환경 신산업 분야에서 양국의 리더십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부 간 및 기업 차원의 협력을 심화함으로써, 한국서부발전 및 한국남동발전과 마스다르 간의 협력 모델과 유사한 제2, 제3의 협력 모델을 포함해 상호 이익이 되는 결과를 기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방문 기간 동안 UAE 대통령과 기존의 4대 핵심 분야(투자, 국방 및 방위산업, 원자력, 에너지)를 넘어 첨단기술, 보건, 문화 등 미래 지향적인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면서 “이는 양국관계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이번 방문의 성과를 짚었다.
이 대통령은 1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정상회담에서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UAE 방문 계기에 인공지능(AI)·방산기술·에너지·물류 등 기존 핵심 분야는 물론 문화·할랄 식품 등에서도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분야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담 후에는 UAE 대통령궁에서 양국 문화교류 행사가 열린다. UAE 측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인 전통무용 ‘알 아이알라’를 선보이고, 국립국악원 정악단은 양국의 협력을 기원하며 ‘천년만세’를 연주한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아리아리랑’ 등 성악 공연, 기타리스트 장하은 씨와 UAE 유명 싱어송라이터의 합동공연도 이어진다. 한국 드라마 ‘폭군의 셰프’ 등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는 점에서 한국 남성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이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폭군의 셰프’ OST를 노래한다.
아부다비 방문 첫날인 17일에는 시내 한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열고 한국과 UAE 간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도 아프리카·유럽·중동으로 진출해야 하는데, 중동에서는 UAE가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두 나라가 형제의 국가를 넘어서서, 연구와 생산을 함께 하고 제3세계로 같이 진출하는 일종의 경제적 공동체로 발전해가야 한다”고 양국 협력 비전을 제시했다.
아부다비=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