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 보급

2025-12-16 13:00:01 게재

기후부, 온실가스 518만톤 감축 목표 … 공기열 재생에너지 인정 등 과제 산적

정부가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518만톤을 감축한다는 목표다. 히트펌프는 공기 땅 물 등 주변의 열을 끌어와 난방이나 냉방에 사용하는 장치다. 겨울에는 저온에서 열을 흡수해 고온을 만들어 난방한다. 여름에는 고온에서 열을 흡수해 냉방을 한다. 열 공급원에 따라 공기열 지열 수열 등으로 구분한다.

히트펌프는 열 공급원에 따라 공기열 지열 수열 등으로 나뉜다. 사진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지하에 있는 수열 히트펌프. 사진 이의종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티에프(TF)를 통해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열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소비 중 절반을 차지하고 상당부분 화석연료로 생산되는 주요 탄소 배출원으로 시급한 탈탄소화가 필요한 분야”라며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난방시스템에서 벗어나는 것을 열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실행 과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가스보일러는 연간 이산화탄소 6.1톤을 배출한다. 등유보일러는 연간 이산화탄소 7.1톤을 뿜어낸다. 반면 히트펌프는 직접 배출이 없어 화석연료 난방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장치로 꼽힌다. 물론 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할 경우에 해당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히트펌프 보급을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태양광이 설치된 단독주택에 히트펌프 설치를 돕는다. 마을회관 등 공동시설에 태양광과 히트펌프를 함께 설치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목욕탕 수영장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는 설치비 보조와 장기저리 융자를 확대한다. 학교·청사 등 공공시설에는 △히트펌프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를 결합한 건물자립형 히트펌프를 보급할 계획이다.

공기열을 재생에너지 종류에 포함할 수 있도록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등 개정을 추진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임명 전인 지난 3월 관련 내용을 담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공기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해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을 지원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이 법안을 둘러싼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에서도 “폐열 등 미활용 열원에 대해 국제에너지기구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등에서는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는다”며 “또한 개념이 불명확해 자연에서 직접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것을 재생에너지로 규정하는 현행 법령과 부합하지 않아 법령상 용어 사용의 혼선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기열히트펌프의 실제 운전효율은 계절 설치환경 난방온도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달라지므로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성능계수(COP) 기준의 명확한 설정과 탄소 감축 효과 분석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들을 보완하는 내용을 포함해 히트펌프 보급을 위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유럽 등과 달리 바닥난방을 선호하는 국내 주거 여건을 고려해 가정용 고효율 히트펌프에 대한 국가표준 인증과 환경표지 인증 기준을 마련한다. 또한 주택용 누진제 적용에 따른 요금 급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열처럼 공기열 히트펌프도 별도 요금 선택을 허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신축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시 히트펌프로 생산하는 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히트펌프 사용을 권장할 수 있도록 건설기준 관련 규정도 개정한다.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보조사업은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도시가스 등 비전기식 냉방설비 설치 의무를 축소하는 한편, 전력 부하를 제어할 수 있는 전력수요관리형 히트펌프는 비전기식 냉방설비에 포함해 설치를 유도한다. 신축건물 난방을 히트펌프 또는 가스 등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주택 및 도시가스 관련 법령 개선도 추진한다.

산업생태계 기반 구축을 위해 공동주택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대용량 히트펌프와 산업공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고온·대용량 히트펌프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히트펌프산업협회를 신설해 산업 전반의 통계를 구축하고, 기술개발·실무기술·유지관리 등 분야별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건물부문 탄소중립은 시대적 소명으로 이번 대책이 건물부문 탈탄소 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탈탄소 전환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모두 고려한 열에너지 전반의 청사진을 조속히 마련해 국민이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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