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종사자, 비공식 노동시간 증가 추세

2025-12-19 13:00:02 게재

콘진원 노동환경 실태조사 … 단기간 집중 장시간 근무 평균 지속일 지난해 대비 2배 넘게 늘어

게임업계 종사자의 주 평균 노동시간이 소폭 감소했지만 회사 외 시간에 이뤄지는 비공식 노동과 일정 준수를 위해 단기간 집중적으로 장시간 근무하는 관행인 ‘크런치 모드’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19일 게임업계 종사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게임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조사 대상을 대폭 확대해 산업 전반의 노동환경 변화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종사자의 주 평균 노동시간은 42.9시간으로 지난해(44.4시간)보다 다소 줄었다. 그러나 근무 시간으로 공식 인정되지 않는 비공식 노동시간은 주당 평균 9.2시간으로 지난해(5.7시간) 대비 3.5시간 증가했다.

특정 시기에 노동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도 여전했다. 크런치 모드 경험률은 35.5%로 지난해(34.3%)와 유사했으며 평균 지속일은 16.2일로 지난해(7.4일)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최근 1년간 크런치 모드 발생 횟수는 평균 3.8회였다. 크런치 모드 발생 원인으로는 상시적인 업무량 증가(42.0%), 시스템 오류(40.6%) 등이 나타났다.

아울러 기업 규모에 따른 노동 환경 격차가 두드러졌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추가 근무에 대해 72.5%가 금전 보상을 제공한 반면, 5인 미만 기업에서는 7.7%에 그쳤다. 반대로 크런치 모드 이후 휴식이 보장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5인 미만 기업이 63.5%로 상대적으로 높아 기업 규모에 따라 보상 방식과 회복 제도가 다르게 작동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한편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을 통해 노동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자의 72.0%가 실제 업무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평균 업무 시간이 32.4% 단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성과 창작물 품질은 각각 34.8% 향상됐고 저작권 초상권 등 법적 위험 완화 효과를 체감했다는 응답도 37.5%에 달했다.

응답자의 70.3%는 향후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계속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노동환경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임금과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자가 꼽은 주요 이직 사유는 임금 및 보수 수준(28.7%)이 가장 높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25.1%) 권고사직 대기발령 해고로 인한 퇴사(18.4%) 순으로 나타났다.

노동조합 가입률은 5.3%이며 사내 노동조합이 있는 응답자를 기준으로는 26.1%로 다수의 종사자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다. 미가입 사유로는 노조 활동에 대한 불만족(29.2%), 불이익 우려(27.0%) 등이 꼽혔다.

게임업계 노동환경 개선과 권익 보호를 위해 필요한 정책 과제로는 성과에 따른 합리적 보상과 임금체계 개선(69.8%) 장시간 노동 및 근로시간 개선(61.9%) 고용안정성 확보(47.8%) 등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콘진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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