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원법’

2025-12-26 13:00:02 게재

상임위 변화·노동계 협의 등 발목

쟁점 해소 가능성에 상반기 기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이 또 다시 해를 넘길 전망이다. 국회에 관련법이 무더기로 발의되고 여야간 공감대가 형성돼 올해 통과가 어느 때보다 기대됐지만 사실상 어렵게 됐다.

26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충남 태안에 위치한 석탄화력발전소 10기 가운데 1호기가 오는 31일 가동을 중단한다. 내년에는 2호기가 중단되고, 나머지도 2028년 이후 순차적으로 폐지된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이 또 다시 해를 넘기고 있다. 사진은 지난 23일 세종시에서 열린 ‘제5차 석탄발전 전환협의체 회의’ 모습. 사진 태안군 제공

충남 보령 등에 이어 태안에서도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지를 시작했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법 제정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관련 법안은 16개에 달한다. 이들 법안은 모두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지되는 지역 등을 지원하는 다양한 대책을 담고 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있다. 여야 의원이 대거 대표발의자로 이름을 올렸고 여야 모두 지난 대선에서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만큼 관심이 높고 정치권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당초 이번 국회에 들어서면서 해당 법안 통과가 유력했다. 하지만 담당 상임위와 부처의 변화, 16개에 달하는 다양한 법안, 노동계와의 협의 등이 겹치며 논의 자체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담당부처가 지난 10월 산업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바뀌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기능이 합쳐진 형태다. 법안을 심사하는 국회 상임위원회도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로 바뀌었다. 문제는 상임위 기능이 확대되면서 논의해야 할 법안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지원특별법의 경우 내년 하반기 통과 가능성마저 나온다.

16개에 달하는 법안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다양한 의견이 담긴 만큼 이에 대해 토론과 협의 등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나오는 게 대안 법안이다. 정부와 상임위 등이 논의해 하나의 수정안을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논의를 벌여 시간을 줄이자는 구상이다.

노동계와의 협의도 시간이 늦어지는 이유다. 발전소 폐쇄지역과 함께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집단이 노동계다. 정부는 현재 민주노총과는 12월, 한국노총과는 내년 2월까지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이 늦춰지면서 해당 지자체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자칫 ‘뒷북 대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발전소 폐쇄가 눈앞에 다가온 충남 태안군은 지난 23일 세종시에서 열린 ‘제5차 석탄발전 전환협의체 회의’에 참석해 특별법 제정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태안군 관계자는 “31일 태안화력 1호기 폐지를 앞두고 있다”며 “특별법 제정, 신산업 육성 및 기반시설 확충 등으로 지역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 절반이 위치한 충남도 역시 다급하다. 충남도는 지난달 ‘충남 노사정 에너지전환협의회’를 출범시키는 등 정부와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동안 논란이었던 ‘정의로운 전환 특구’와 ‘정의로운 전환 기금’의 신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충남도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특별법안 초안에는 기금 등의 신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남도는 그동안 정부에 ‘기후대응기금’의 전용이 아니라 새로운 기금의 신설을 요구해왔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 법안은 21대 국회부터 오래기간 논의해왔고 여야 의원 모두 대거 법안을 발의하는 등 정치권에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며 “내년 2월 노동계와의 협의가 끝나면 곧바로 논의를 시작해 상반기 안에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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