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대체 불안이 일 몰입 낮춘다”
고려대 홍세희 교수팀, 전 직무 유형서 일 몰입도 낮아지는 경향 확인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교육학과 홍세희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에 대한 걱정이 근로자의 직무몰입을 낮춘다는 점을 실증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근 AI와 자동화 기술 확산으로 단순·반복 업무뿐 아니라 기획·분석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무까지 기술로 대체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의 불안과 심리적 부담이 커지면서 직무 태도와 몰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술 불안이 실제로 노동자의 직무몰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2020년 한국근로환경조사(KWCS)에 참여한 만 50세 이하 임금근로자 1만7087명의 자료를 활용했다. 근로자가 인식하는 직무 자율성과 업무 복잡성을 기준으로 고자율·단순, 저자율·단순, 고자율·복잡, 저자율·복잡 등 네 가지 직무 특성 유형을 도출해 집단 간 차이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AI와 자동화 기술에 대한 걱정은 모든 직무 유형에서 직무몰입을 낮추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직무의 자율성이나 업무 난이도와 관계없이 불안 수준이 높을수록 일에 대한 집중과 몰입이 저하되는 경향이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술 발전에 대한 걱정이 특정 직무군에 국한되지 않은 보편적 심리 부담임을 시사한다.
홍 교수는 “기술 발전에 대한 걱정은 실제 직무 대체 위험과 무관하게 근로자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일반화된 불안의 성격을 띤다”며 “조직과 정책 차원에서 기술을 위협이 아닌 지원 자원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개입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제10회 산업안전보건 논문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논문을 바탕으로 진행됐으며, 산업안전보건연구원(KOSHA)이 공개한 자료를 분석에 활용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테크놀로지 인 소사이어티(Technology in Society)’ 온라인판에 11월 18일 게재됐으며, 2026년 정식 출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