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건설업 1호 삼부토건의 몰락

2025-12-30 13:00:02 게재

법정관리, 완전자본잠식에

특검수사로 경영진 줄 기소

대한민국 건설업 면허 1호 기업 삼부토건이 몰락하고 있다. 지속적인 실적악화와 자본잠식으로 재무위기에 빠진 가운데 김건희 특검이 수사 1호로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을 올려 경영진을 사법처리하면서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30일 전자공시스템 등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 60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매출액은 856억원으로 전년동기 2688억원에 비해 1800억원 가량 줄었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300여억원 초과하는 등 단기 채무상환 능력에도 비상이 걸렸다.

3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2460억원인 반면 총부채는 2964억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심화됐다.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인해 외부 감사인은 2024년 회계연도와 2025년 반기 보고서에 대해 모두 의견거절을 표명했다. 감사인은 삼부토건의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대해 유의적인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삼부토건은 2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법원은 3월 법정관리를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부토건 주요 경영진들은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줄줄이 기소돼 정상화와 멀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김건희 특검은 28일 수사 발표를 통해 삼부토건 경영진들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통해 미공개 정보를 전달했거나 주가조작 과정에서 배후 역할을 했는지 추적했다고 밝혔다.

특검 수사결과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2023년 5월 해병대 예비역 단체 대화방에서 ‘내일 삼부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이후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소식과 함께 주가가 급등했다.

특검은 삼부토건이 해외 재건 사업을 추진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우크라이나 도시·기업들과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재건 사업 관련 내용이 없음에도 마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가 임박했고 사업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처럼 허위ㆍ과장된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삼부토건 주요 경영진들은 그 기회를 이용해 보유주식을 매도, 약 369억원의 이익을 취했고 그 과정에서 소위 ‘개미’들에게 고스란히 손해가 전가된 전형적인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사로 삼부토건에서는 이일준 회장(구속기소), 이응근 대표(구속 기소), 이기훈 부회장(구속 기소), 정창래 대표(불구속 기소), 신규철 경영지원본부장(불구속 기소) 등이 사법처리됐다.

수사 도중 도주했던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은 전남 목포에서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최종 수사 결과에 따르면 특검은 경영진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입증했지만 김건희씨가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직접 연루됐다는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결론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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