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끝나도 김건희 수사는 ‘계속’
뇌물·검찰 수사무마 의혹 경찰에서 추가 수사
양평고속도로·관저이전 ‘윗선’ 규명도 경찰 몫
‘2차 특검법’ 통과되면 다시 특검 수사대상에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기간이 종료됐지만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는 끝나지 않았다. 180일간 수사에도 특검이 규명하지 못한 의혹들은 경찰로 이첩돼 수사가 이어진다.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2차 종합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김 여사는 또다시 특검 수사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28일로 수사기간을 종료하고 미처 처리하지 못한 사건들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2일 수사개시 이후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김 여사를 기소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워낙 방대한 탓에 제대로 밝히지 못한 사건도 많다.
특검팀은 우선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대한 수사를 국수본으로 이첩한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김상민 전 부장검사,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 등으로부터 인사·사업 청탁과 함께 고가의 귀금속과 그림 등을 받은 사실을 새롭게 규명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배우자의 청탁성 금품 수수 사실을 인지했다는 점까지는 밝혀내지 못했고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하지는 못했다.
수사를 담당한 김형근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의 금품수수 사실을 몰랐다고 부인하는 상황에서 간접 정황증거만으로 입증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도 “그렇다고 그게(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의 금품수수를 알았다고 볼만한 정황) 없었다면 무혐의 처분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사건을 넘긴 만큼 경찰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과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의 윗선을 밝히는 작업도 국수본으로 이첩돼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023년 정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합리적 절차와 검증 없이 종점 노선을 김 여사 일가의 땅 일대로 바꾼 사실을 확인하고 국토부 서기관 김 모씨 등 당시 사업담당자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노선변경을 지시한 윗선까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관저 이전과 관련해서도 공사계약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 등을 재판에 넘겼지만 이를 지시한 윗선은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2024년 4.10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 수사도 미완의 상태로 경찰에 넘겨졌다. 특검팀은 공천 개입 정황을 포착하기 위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압수수색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으나 이들에 대한 처분은 유보한 채 사건을 경찰에 이첩한다.
특검팀은 또 윤 전 대통령이 20대 대선을 앞두고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인을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한 발언과 김 여사와 함께 건진법사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한 발언이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고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도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허위사실 공표 의혹 수사는 이첩해 경찰 몫이 됐다.
특검이 뒤늦게 속도를 냈던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도 경찰이 이어받아 진행한다. 이 의혹은 검찰이 지난해 10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디올백 수수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는 과정에 직무유기나 외압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당시 검찰은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지만 특검팀은 수사 착수 40여일 만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혐의로 김 여사를 구속한 뒤 재판에 넘겼다. 디올백 사건과 관련해서도 특검팀은 검찰의 판단을 뒤집고 알선수재 혐의로 김 여사를 기소했다.
특히 내란특검팀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자신의 수사와 관련해 박 전 장관에게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사무마 의혹은 더 확산됐다.
특검팀은 변호사와 경찰 출신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리고 당시 수사 지휘계통에 있었던 박 전 장관과 심우정 전 검찰총장,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펼쳤으나 대면조사 한번 없이 종료됐다. 압수물에서 유의미한 단서를 잡았지만 당사자들이 연이어 출석에 불응하면서 수사가 진척되지 못했다는 게 특검팀의 입장이다.
이밖에 김 여사의 종묘차담회·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의혹 등 권력남용 사건,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연루된 ‘집사게이트’ 관련 배임 혐의 사건, 대우조선해양 파업 불법 개입 의혹 사건 등도 이첩돼 경찰이 추가 수사를 맡게 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이 마무리하지 못한 수사를 인계받는 국가수사본부가 신속히 수사를 어어갈 수 있도록 수사기록 정리 등 만전을 기해 이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