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광역단체장 누가 뛰나
후보군 윤곽 드러나며 물밑 경쟁 불붙어
이명박·이재명 효과, 차기대선 잠룡 경쟁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곳곳에서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고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당내 경선 경쟁부터 본선 신경전까지 이미 선거전이 시작됐다. 서울시장 출신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성남시장·경기지사 출신 이재명 대통령까지 당선되면서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서울>서울>
그 중에서도 서울시장 선거는 단연 최대 격전지다. 높은 관심만큼 일찌감치 주요 후보군과 여론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현직인 오세훈 시장이 5선 도전을 시사한 가운데 보수진영 내 선호도 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서는 흐름을 보인다. 하지만 일부 조사에서 연임 반대 여론이 절반 가까이 나오는 등 다선 피로감 극복이 최대 과제다. 탄핵 반대 등 우클릭을 강화하고 있는 당의 상황도 오 시장에겐 부담이다. 최근 민주당 유력 후보들과 1대 1 가상대결에서 밀리는 결과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부상이 눈길을 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정 구청장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변수로 부상했다. 박주민·박홍근·서영교·전현희 등 현역 국회의원과 홍익표·박용진 전 국회의원 등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대열에 합류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거대 양당 외 소수정당이 후보를 낼 경우 선거판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이 자체 후보를 낸다면 각각 보수와 진보 표가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전이 접전으로 치닫는다면 이들 정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란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경기·인천·강원>경기·인천·강원>
인구 1400만명의 전국 최대 광역지자체인 경기도도 최대 격진지 중 한곳이다. 특히 직전 경기지사를 지낸 이재명 대통령이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경기지사는 ‘대권 관문’이 됐다.
민주당에서는 김동연 현 지사의 재선 도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6선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이 개혁 입법을 마무리한 뒤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 김병주·한준호 국회의원도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이밖에 권칠승 국회의원, 3선 수원시장 출신의 염태영 국회의원, 양기대 전 국회의원도 최근 공식 출마선언을 하면서 민주당 경선전에 불을 붙였다.
국민의힘 쪽은 아직 탐색전을 하고 있다. 원외 인사인 유승민·원유철 전 국회의원이 출마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반면 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은혜·안철수 국회의원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역구인 ‘동탄주민이 원하면 나서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고 진보당은 홍성규 수석대변인을 도지사 후보로 확정한 상태다.
인천은 현역 시장의 수성 여부가 최대 관심인 지역이다.
가장 큰 변수는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시장의 사법 리스크다.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된 유 시장이 공직선거법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 큰 타격을 받겠지만,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되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 출마도 유력하다.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 때 이재명 대통령과 맞서면서 주목받은 것 때문에 자연스럽게 존재감이 높아졌다.
또 다른 변수는 박찬대 국회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느냐다. 박 후보가 출마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직접 누릴 수 있다. 3선의 김교흥 국회의원도 강력한 후보군이다. 맹성규·유동수·정일영·허종식 등 민주당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박찬대 의원 출마가 확실해지면 자연스레 도전을 접을 가능성이 있다.
강원지사 선거도 야당의 수성, 여당의 탈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 중 하나다.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현 지사가 최근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에서 벗어나면서 재선 출마가 확실해졌다. 민주당에서는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출마가 유력하다. 여기에 강원지사를 지낸 이광재 전 의원도 강력한 후보군이다.
<대전·충남·세종·충북>대전·충남·세종·충북>
충청권에선 무엇보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핵심 이슈다.
행정통합이 성사될 경우 국민의힘은 현직인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의 단일화가 불가피하다. 그동안 김태흠 지사의 양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충남지역 기초단체장 등 출마 예상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은 양승조 전 충남지사와 허태정 전 대전시장의 경선 참여가 유력한 가운데 장철민·장종태 등 현역 국회의원들의 도전도 본격화되고 있다. 박정현 충남 부여군수,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 등 기초단체장들의 도전 여부도 관심이다.
하지만 민주당 경선 구도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등판 여부에 따라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지역에서는 강 실장의 출마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세종시는 현직인 최민호 세종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된다. 국민의힘 소속인 최 시장은 지난 2022년 선거 때 진보세가 강한 세종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이변을 일으킨 바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춘희 전 시장과 조상호 전 부시장의 재대결이 예상된다. 여기에 고준일 전 세종시의회 의장, 김수현 더민주세종혁신회의 상임대표가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충북지사 선거 역시 현직인 김영환 지사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3선인 조길형 충주시장이 내년 초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에서는 4년 전 선거에서 패배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재도전이 유력하다. 송기섭 진천군수, 신용한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 한범덕 전 청주시장 등도 후보군이다.
<광주·전남·전북·제주>광주·전남·전북·제주>
민주당 초강세 지역인 광주·전남 최대 쟁점은 제3 후보론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후광을 받은 후보가 나오면 선거 판세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다. 한때 민주당 중앙당이 김용범 실장을 전남지사 후보군에 넣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다른 후보군들이 바짝 긴장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제3의 후보 없이 현재 거론되는 인물로 경선이 치러질 경우 광주는 민형배 국회의원이 다소 앞선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민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역인 강기정 광주시장과 다른 후보군을 크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은 김영록 전남지사의 3선 도전에 현역 국회의원들이 저지에 나섰다. 특히 신정훈·주철현 국회의원들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면서 조기 과열 양상을 보인다. 현재까지 진행된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김영록 전남지사가 불안한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신정훈·주철현 국회의원이 오차 범위 안팎에서 바짝 뒤쫓는 모양새다.
전북 역시 민주당 내부 경쟁이 사실상 본선에 가깝다. 김관영 현 지사가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안호영·이원택 국회의원과 정헌율 익산시장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관전포인트는 김관영 지사의 높은 인지도가 지지로 이어질지다. 안호영 의원과 정헌율 시장의 후보 단일화 결과도 관심이다.
제주도지사 선거도 민주당 당내 경쟁이 주목받는 곳이다. 오영훈 현 지사의 재선 도전은 확실해 보이지만 송재호 전 의원과 문대림·위성곤 의원도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민의힘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문성유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과 김승욱 제주시을 당협위원장도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 고기철 도당위원장, 장성철 전 도당위원장도 출마가 유력하다.
<대구·경북>대구·경북>
영남권 선거는 호남권과 달리 국민의힘 초강세 지역인 만큼 내부 경선 결과가 최대 관심이다. 특히 대구·경북은 당내 경선이 사실상 본선에 가깝다. 반면 부산·울산·경남은 민주당의 강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장 선거판은 국민의힘 후보를 중심으로 열기가 올라오고 있다. 추경호 국회의원이 처음으로 공식 출마선언을 했고, 6선 주호영 의원도 내년 1월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사회관계망 서비스 등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최은석 국회의원도 본격적인 경선 준비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밖에 4선의 윤재옥 국회의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초선의 유영하 국회의원 등이 거론된다. 구청장 중에서는 배광식 북구청장과 이태훈 달서구청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홍의락 전 경제부시장이 일찌감치 선거캠프를 꾸려 출마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당 안팎에서 김부겸 전 총리의 출마를 종용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은 이철우 현 지사의 3선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는 김석기·김정재·송언석·이만희·임이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최경환·김재원 등 전직 국회의원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3선인 이강덕 포항시장도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쪽에서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차출이 예상된다. 권 장관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북도의원을 거쳐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2018년에는 바른미래당 후보로 경북지사 선거에 출마한 적도 있다. 임미애 국회의원과 이영수 대통령비서실 농림축산비서관, 오중기 포항북 지역위원장 등도 출마자 명단에 오르내리고 있다.
<부산·울산·경남>부산·울산·경남>
부산은 해양수산부 이전을 계기로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민주당은 해수부 이전을 기회로 ‘어게인 2018년’을 꾀하고, 국민의힘은 현직인 박형준 시장의 3선 도전을 통해 보수 아성의 틀을 다시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유력한 후보였던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의 출마가 통일교 금품수수 사건으로 불투명해지면서 후보군을 원점에서 새로 고민해야 할 처지다. 아직까지는 전 전 장관의 출마가 유력하지만, 박재호 전 국회의원과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 차출설도 나온다. 이밖에 이재명 대통령 발탁 인사인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도 꾸준히 하마평에 오른다.
국민의힘은 박형준 시장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잠재적 후보군으로 4선 김도읍 국회의원과 6선 조경태 국회의원,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이 거론된다.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진보진영을 대표해 나설 가능성도 있다. 진보당은 윤택근 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정의당은 박수정 부산시당위원장과 김영진 전 부산시당위원장 등의 부산시장 도전이 예상된다.
울산은 민주당에서는 사법리스크를 해소한 송철호 전 시장이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명예회복을 노린다. 성인수 전 울산시당위원장을 비롯해 이선호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과 함께 계엄을 통해 당적을 옮긴 김상욱 의원, 안재현 전 노무현재단 울산지역위원회 상임대표도 후보 물망에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두겸 현 시장이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울산시장을 지낸 바 있는 5선 김기현 의원과 재선 서범수 의원, 박성민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다. 진보당은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이 후보로 나선다.
경남지사 선거에는 전·현직 지사들의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민주당에는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을 유력한 카드로 꼽는 가운데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4선의 민홍철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국민의힘에서는 박완수 지사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조해진 전 의원도 도전 가능성이 있다.
김신일·이제형·곽태영·윤여운·이명환·방국진·최세호·곽재우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