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 추진’에 ‘공천비리’ 역공…여야, 정면대치
민주, 2차 종합·신천지 특검 밀어붙이기
국힘, 강선우 의혹·이혜훈 논란으로 반격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은 ‘협치’의 기대를 저버리고 극한 대립의 길로 들어섰다. 더불어민주당은 ‘특검 정국’ 조성을 통한 야당 압박의 포문을 열었고, 국민의힘은 여권 인사의 ‘공천 헌금’ 의혹과 ‘보좌진 갑질’ 논란을 고리로 대대적인 역공에 나섰다.
민주당은 새해 시작과 동시에 강력한 입법 공세를 예고했다. 핵심 카드는 이른바 ‘쌍특검’이다. 지난 연말부터 ‘새해 1호 법안’으로 공언해온 ‘2차 종합특검법’ 처리를 통해 내란 공세를 이어가는 한편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 정치개입 의혹을 포함시켜 국민의힘의 정교 유착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정청래 당대표는 1일 신년인사회에서 “종합특검, 통일교 특검은 역사적 책무”라고 강조하며 쌍특검 완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2차 종합특검’은 수사가 마무리된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에서 밝혀지지 않은 의혹들을 모아 추가 수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를 “지방선거용 선거 공작”이자 “정치 보복을 위한 특검 만능주의”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통일교 특검’ 수사대상에 ‘신천지 정치개입 의혹’을 포함시켜 국민의힘을 수세로 몰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하면 국민의힘이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은 정당 해산 사유가 하나 더 추가될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같은 시도에 대해 ‘민중기 특검 물타기용’ ‘이재명정부 방탄용’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특검법 도입을 두고 여야간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공세에 대응해 국민의힘도 역공에 나선 모습이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과 강선우 의원 등 ‘공천 헌금’ 의혹이 주요 타깃이다.
국민의힘 출신인 이 후보자의 장관직 수락을 ‘배신·부역’으로 규정했던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지자 곧바로 ‘지명 철회’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본인은 어떤 정도로 생각하는지 몰라도 세월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직장 내 갑질 문제가 가장 큰 사회적 이슈가 돼 있고 공직자로서의 품성이나 자질, 더 나아가서 자격을 가르는 문제가 돼 있는데 장관직을 맡을 자격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장동혁 대표도 지난달 30일 “이 후보자가 그간 행동과 말로 한 것들이 있다”면서 “청문회 과정에서 그것들에 대해 어떻게 해명하고 국민을 설득할지 검증하겠다”고 밝혀 이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강 의원의 공천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의 부도덕성을 부각, 특검까지 거론하며 강공을 펼치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강 의원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보좌진을 통해 김 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고, 당시 서울시당 공관위 간사였던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이 문제를 두고 논의한 통화 녹취 파일이 공개됐다. 여기에 김 전 원내대표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1000만~20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민주당은 1일 강 의원을 전격 제명 조치하고,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징계 심판 결정을 요청하는 등 논란 확산 차단을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불법 공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며 특검 도입까지 거론하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2일 페이스북에서 “제가 처음으로 ‘김병기 특검’을 주장했을 때, 과하다거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많은 상식적인 사람들이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1일 논평을 통해 “단순한 의혹을 넘어 중대한 범죄 혐의로 더불어민주당의 불법적인 공천비리가 국민 앞에 드러났다”면서 “강선우 의원 개인은 물론, 김병기 의원의 묵인·개입 의혹과 공천 과정 전반에 대한 체계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야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2일 오후 예정된 대통령 주재 신년인사회에 불참하기로 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한 항의의 차원에서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