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도 통합' 지방선거 지각변동 예고

2026-01-02 13:00:18 게재

대전·충남 이어 광주·전남 행정통합 선언

충청·호남 지방선거판 요동, 변화 불가피

병오년 새해 가장 큰 화두는 ‘지방선거’다. 국민들은 오는 6월 3일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통해 17곳의 시·도지사와 시·도교육감,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 지방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벌써 9회째다. 하지만 이번 민선 9기 지방선거는 이전 선거와 사뭇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일신문은 병오년 새해를 맞아 ‘6.3 지방선거’의 관전포인트를 미리 짚어본다.

광역지자체 행정통합이 6.3지방선거의 핵심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균형성장의 맨 앞줄에 서려는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대전·충남에 이어 광주·전남이 행정통합을 공식화했다. 부산·경남 또한 아직 행정통합의 불씨가 살아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X(구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주도 성장의 새 길을 열어야 한다는데 국민의 뜻이 모이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행정통합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주무부처인 행안부도 행정통합에 적극적이다. 대전·충남에 이어 광주·전남 행정통합 또한 절차가 진행되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급물살’ =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2일 오전 9시 광주시 국립5.18민주묘지를 공동 참배한 뒤 민주의 문 앞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문’을 통해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즉각 추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에는 △지방자치단체 설치 특례법 제정 △특례법에 연방제 국가에 준하는 실질적 권한과 기능을 확보할 수 있는 특례조항 반영 △광주·전남 통합추진협의체 설치 △지방의회 의견 청취와 시·도민 의견 수렴 등이 담겼다.

이미 행정통합을 선언한 대전시와 충남도는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지난 2024년 11월 국민의힘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행정통합 추진을 선언하며 절차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안으로 행정통합 특별법 초안을 마련해 공론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해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정치권은 늦어도 3월 안에 특별법을 통과시켜 행정통합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방선거지형 변화 불가피 = 대전·충남에 이어 광주·전남까지 행정통합에 뛰어들면서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이들 지역 지방선거 지형도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앞장서온 국민의힘은 이번 행정통합으로 선거판 자체를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24년 총선, 2025년 대선 대전·충남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며 2026년 지방선거마저 앉아서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실제 행정통합이 선거를 앞두고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됐다는 점에서 불리한 입장이었던 국민의힘에게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김태흠·이장우 두명의 단체장이 결단한다면 후보를 쉽게 결정할 수 있다는 점도 국힘에게는 유리한 점이다.

민주당은 일단 당혹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대전시와 충남도로 나눠져 그동안 선거를 준비했던 출마예상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에서는 무엇보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등판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광주·전남 역시 행정통합을 기점으로 선거판 자체가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 치열한 경선이 예고된 가운데 판 자체가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는 이번 행정통합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동반 하락 추세를 보인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통합단체장을 뽑을 경우 인지도 등에서 앞서는 현역 단체장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주민수용성 확보 관건 = 이 같은 상황에도 현재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행정통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우선 선거가 6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 강행하면서 자칫 부실한 행정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대구·경북 통합이 두차례나 무산된 것도 주민들 의견을 듣는 공론화 과정을 생략했기 때문이다.

단체장 이해관계에 따라 서둘러 추진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행정통합은 주민들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주민들 공감을 얻지 못하면 통합의 명분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광주·전남도 이를 의식해 “광역시의회와 전라남도의회의 의견 청취 및 시·도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통합안을 확정한다”는 내용을 공동선언문에 담았다.

김재섭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지역의 미래가 정치적으로 소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시민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절차를 명확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이달 중 ‘추진이냐 포기냐’의 갈림길이 결정난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찬성의견이 높아 통합 추진을 결정해도 이번 선거에서 통합이 실현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통합 이슈를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요 공약으로 띄울 가능성이 커졌다는 시각이 많다.

2023년 급속도로 진행했던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장기과제로 넘기면서 중단했다. 하지만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해 12월 “국가적 약속이 확고하다면 대구경북은 누구보다 먼저 통합을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홍범택·윤여운·김신일·최세호·곽재우 기자 durum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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